기사 메일전송
'봉선화 연정'·'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가수 현철 별세(종합)
  • 편집국
  • 등록 2024-07-16 11:54:11

기사수정

'봉선화 연정'·'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가수 현철 별세(종합)


오랜 무명 생활 뒤 1989∼90년 2년 연속 가요대상…최근 수년간 투병


"1966년 첫 음반으로 데뷔…1980∼90년대 트로트 맥 잇는 데 큰 역할"


가수 현철가수 현철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봉선화 연정' 등으로 1980∼90년대 큰 인기를 누린 트로트 가수 현철(본명 강상수)이 15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과거 현철의 매니저를 지낸 작곡가 정원수는 16일 연합뉴스에 "현철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42년생인 고인은 고향인 부산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거센 부산 사투리로 TV 프로그램에서 입담을 자랑하는 모습은 지금도 많은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현철은 1966년 '태현철'이라는 이름으로 첫 음반을 내며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세간에는 1969년에 데뷔했다고 알려졌지만, 3년 앞선 1966년 대도 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첫 음반 '무정한 그대'가 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현철은 1966년 데뷔 이후 1967년과 1968년에도 잇따라 음반을 발표하며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이 무명 가수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현철은 그러던 중 1979년 작곡가 박성훈과 '벌떼들'이라는 이름으로 팝송 '아이 워즈 메이드 포 댄싱'(I Was Made For Dancing)을 번안한 '다함께 춤을'을 발표했다.


이후 '현철과 벌떼들'로 이름을 바꿔 활동하며 1980년대 들어 비로소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과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의 히트곡을 내는 데 성공했다.


현철은 1987년 솔로로 전향해 '백년해로', '사랑의 가방을 짊어지고' 등의 노래로 정상급 가수로 도약했다.


가수 현철의 초창기 음반들가수 현철의 초창기 음반들 가운데 위 음반이 현철이 '태현철' 이름으로 1966년 대도에서 발매한 첫 앨범.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그가 1988년 발표한 '봉선화 연정'은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 봉선화라 부르리 /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 가슴 깊이 물들이고"라는 절절한 가사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철은 이 '봉선화 연정'으로 1989년 KBS '가요대상' 대상을 품에 안았으며 이듬해인 1990년에도 '싫다 싫어'의 히트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가수 현철가수 현철 [연합뉴스 자료 사진]


'싫다 싫어'는 귀에 맴도는 중독적인 멜로디와 "싫다 싫어 꿈도 사랑도∼ / 싫다 싫어 생각을 말자∼'"라는 가사로 30년이 지나도록 지금껏 애창되는 그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다.


현철은 1989년 '가요대상' 대상을 받고서 감격에 겨워 오열한 뒤 "정말 팬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며 "한 달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한 달만 더 사셨으면 좋았을걸. 가요계 생활 20년인데, 살아생전 제가 불효해서 아버님께 정말 죄송하다"고 소감을 말해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로도 '사랑의 이름표', '아미새' 등의 노래로 승승장구했다.


현철이 1998년 발표한 '사랑의 이름표'는 구성진 멜로디와 '이름표를 붙여 내 가슴에 / 확실한 사랑의 도장을 찍어 / 이 세상 끝까지 나만 사랑한다면 / 확실하게 붙잡아'라는 기억에 남는 가사로 크게 히트했다.


현철과 벌떼들 시절 음반들현철과 벌떼들 시절 음반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철은 2010년대까지 신곡을 내며 활동했으나 2018년 KBS '가요무대'에 출연해 히트곡 '봉선화 연정'을 부르는 도중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걱정을 샀다.


현철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해 오랜 기간 투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때문에 방송인 송해와 가수 현미의 장례식에도 함께 하지 못했다.


현철 솔로 음반들현철 솔로 음반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평소 성격이 느긋하고 집념이 강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이 그의 성공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고인이 활동하던 1980∼90년대는 트로트가 '성인가요'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구분되던 시기인데, 그런 풍토에서도 트로트의 명맥을 잇는데 누구보다도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애경씨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 20분.


tsl@yna.co.kr


(끝)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민주당 9대 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관련 당론뒤집고 의장단 꿰찬 조용훈, 민병춘 ,김종욱 3인방에 " 당원권 정… 민주당  중앙당  윤리위는  9대 논산시의회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해  지구당  당협의  결정사항을  뒤집고  상대당과  야합 [?]  의장 , 운영위원장 ,행정자치위원장  세  의정 주요직을 거머쥔  조용훈 의장 ,  민병춘  행정자치위원장  김종욱  운영위원장  등 3...
  2. 논산시의회 최초 지역구 여성의원 당선 기록 세운 최정숙 전의원 내년 지방선거 "가" 선거구 시의원 출마 … 논산시의회  최초의  지역구  출신 여성의원 [ 7대] 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최정숙  [69]  전 의원이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논산시의회  가 선거구 [ 연무읍 ,강경읍 .채운면  양촌면, 벌곡면 ,은진면 ,연산면  가야곡면 ]시의원  출마입장을  밝혔다. 가야...
  3. [프로필] 민주 황명선 최고위원…3연속 논산시장 지낸 친명계 초선 [프로필] 민주 황명선 최고위원…3연속 논산시장 지낸 친명계 초선(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충남 논산시장을 내리 세 번 지낸 친명계 초선 국회의원.국민대 토목환경공학과 졸업 뒤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서울시당 사무처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으며 2002년 새천년민주당 소...
  4. 건양대병원 총파업 돌입…"희생 강요 말고 노동조건 개선해야"(종합) 건양대병원 총파업 돌입…"희생 강요 말고 노동조건 개선해야"(종합)총파업 지켜본 환자·보호자, 일부는 지지하거나 항의하기도환아 부모들로 구성된 단체, 대전시 비판 기자회견 열어(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이어 대전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건양대병원 노조도 28일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
  5. 논산시 25년도 수시인사 단행 . 농업기술센터 강두식 농업지도관 승진과 함께 기술보급과장 발탁 눈길 ,… 논산시는  2025년도  수시인사를 통해  농업기술센터 등  8명의  직원에 대한  승진및 전부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수시인사를 통해  전임과장의  이직으로  공석이된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에는  강두식  지방농촌지도사를  지방농촌지도관으로  승진과 동시에  직...
  6. "측천무후와 이세적 " "적당히 대처하고 원만히해결하라 " 측천무후와  이세적에  얽힌  일화에서  각박한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모두에게 "매사에 적당히 대처하고  원만히ㅡ해결하라"는  처세훈을  배운다.이적[李勣]의  원래의 이름은 서세적(徐世勣)으로, 당 왕조 초기를 대표하는 이름 높은 명장들 중 한 명이다. 선배였던 이정이, 죽기 전에 자기가 가지고 있었...
  7. 논산 철도건널목서 열차·화물차 접촉 사고…60대 감시요원 숨져(종합) 논산 철도건널목서 열차·화물차 접촉 사고…60대 감시요원 숨져(종합)(논산=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29일 오전 9시 44분께 충남 논산시 부적면 호남선 논산∼연산 구간 철도건널목에서 무궁화 열차와 건널목에 진입한 1t 화물차 간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주변에 서 있던 철도건널목 감시요원인 A(60대)씨가 사고 충격으로 튕겨 나간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