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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울지 마시고…정권교체 힘 모아 주세요” 눈물의 해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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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7-08-22 21: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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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지 마세요. 제가 많은 남자들을 눈물 흘리게 했네요
 
“울지 마세요. 제가 많은 남자들을 눈물 흘리게 했네요….”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패한 박근혜 전 대표가 21일 서울 삼성동 자택을 방문한 캠프 의원들에게 한 말이다.

종일 자택에 머문 박전대표는 담담하고 편안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김기춘, 김재원, 이혜훈, 유정복 등 찾아온 의원 40여명을 위로하며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도와줘서 고맙고, 경선에서 진 게 미안하다는 얘기였다. “다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고도 했다. “한동안 하루 2~3시간밖에 못 자고 선거운동을 했으니 몸을 좀 추스르고 휴식을 취하시라”는 의원들의 권유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곽성문 의원이 박전대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펑펑 쏟는 등 일부 의원들이 눈시울을 적시자 박전대표는 “울지 말라”며 위로했다. 그는 의원들과 함께 한시간 이상 경선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며 회포를 풀었다.

앞서 박전대표는 후보비서실장이던 유정복 의원을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유의원은 “박전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진실로 한 말(백의종군)에 대해 혹여 우리 식구들이 불필요한 혼란이나 오해를 하지 않도록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의원과 실무자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거론하며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고도 했다.

박전대표는 전날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전당대회장을 떠나 시내 모처에서 캠프 소속 의원 10여명과 차를 마시며 “당의 정권교체에 다같이 힘을 모아달라. 내 뜻이 이러한 만큼 주변 분들이 행여 섭섭하더라도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으니 담담히 받아들이라”면서도 “선거혁명을 이루고자 했는데 이루지 못했다”고 경선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참석자가 “차라리 선거인단의 50%를 국민참여선거인단으로 하는 게 옳았다”고 하자 “그때 상황에서 우리가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결과 승복을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여의도 경선대책위 사무실에서는 박전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해단식이 열렸다. 침통한 가운데 박전대표에 대한 ‘찬사 릴레이’도 이어졌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불행했지만 한가지 확인된 일이 있다”며 “이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리더십을 보여준 정치인은 박근혜”라고 치켜세웠다. 최병렬 상임고문도 “지금까지 한국 땅에서 박후보 근처에 갈 만한 사람이 없다.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뒷받침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훈·송영선 의원과 이정현 대변인은 연방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과잉 지지자들에게 편승하는 것은 박후보의 뜻과 어긋나는 일이니 자제해야 한다. ‘이후보 낙마’니 뭐니 그런 소리를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얘기가 나왔고 참석자 대부분이 공감했다고 한다.

캠프에는 여전히 지지자들이 찾아왔다. “사실상 이긴 거야” “경기도는 대단히 따라왔네”라며 자위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직을 담당했던 사무실 앞에는 미처 다 쓰지 못한 ‘박근혜를 돕는 사람들, 특보 ○○○’ 같은 명함이 눈에 띄었다.

박전대표 지지 모임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은 경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복종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한번도 박후보의 말을 어긴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어길 수밖에 없다”며 “총체적인 부정선거였던 만큼 승복하지 않고 경선을 무효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전대표 지지자들은 전날에 이어 여의도 당사 앞에서 ‘당심에서 승리하고 여론조작으로 빼앗겼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부정선거 원천무효”를 외쳤다.

박후보측 인사들은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박전대표의 백의종군 뜻을 잘 받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이명박 후보측에서 무슨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질문에 대답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구체적 언급은 자제했다. 이날 선대위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김재원 의원은 “아쉬움을 털고 마음으로 승복하자. 그것이 박후보가 진정으로 바라는 일”이라고 마지막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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