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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식용유로 나는 비행기…SK에너지, R&D 키워 108조 시장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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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4-13 1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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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식용유로 나는 비행기…SK에너지, R&D 키워 108조 시장 선점


국내 최초 SAF 대량 생산 체계 갖춰…연산 10만t 생산해 국내외 공급


"시장 성장에도 국내 지원 부족"…EU·美·日, 생산공제 등 적극 육성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데모 플랜트 전경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데모 플랜트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식용유를 쓰다 보면 상하잖아요. 폐식용유가 상하지 않도록 원료로 만들어 지속가능항공유(SAF)로 처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구개발(R&D) 역량이 필요한 거죠."


지난 10일 찾은 SK이노베이션 대전 환경과학기술원. 눈가가 시큰할 정도로 짙은 기름 냄새를 풍기는 SAF 파일럿 설비가 폐식용유를 친환경 연료로 만드는 연금술을 부렸다.


짙은 갈색을 띠는 원료는 고온 고압의 반응기를 두 차례 거쳐 투명한 SAF로 재탄생했다. 바이오 원료로 생산한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낮출 수 있다.


정호승 SK이노베이션 지속가능Fuel(연료)기술팀장은 "SAF 혼합을 의무화하는 규정이 제정됨에 따라 글로벌 SAF 수요는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며 "SAF 시장은 연평균 46%의 성장률로 2034년 108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항공유(SAF)와 폐식용유지속가능항공유(SAF)와 폐식용유 [촬영 한지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는 작년 9월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 국내 최초로 연산 10만t 수준의 저탄소 제품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고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SAF 상업 생산을 착수했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 라인에 별도의 바이오 원료 공급 배관을 연결해 SAF와 바이오납사 등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원유와 바이오 연료를 동시에 투입할 수 있어 연속적인 SAF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SK에너지가 안정적인 SAF 생산력을 갖춘 데는 자체 R&D 역량이 큰 역할을 했다. 환경과학기술원은 코프로세싱 설루션을 개발한 뒤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상업 공정까지 적용을 추진했다.


정 팀장은 "항공유는 비행기의 안전 운항과 관련 있는 만큼 규제 수준이 높고, 미국재료시험협회(ASTM)에서 정한 8개 규격 중 하나를 갖춰야 SAF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비교적 저렴한 저품질의 폐식용유로도 SAF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내 SAF 코프로세싱 설비 전경SK이노베이션 울산CLX 내 SAF 코프로세싱 설비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료 확보부터 대량 생산,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SAF 밸류체인을 완성한 SK에너지는 국내외 주요 항공사와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1월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유럽에 SAF를 수출했으며, 3월에는 홍콩 국적항공사이자 최대 민항사인 캐세이퍼시픽항공과 SAF 대량 공급 계약을 맺었다. 국내 항공사로는 지난달 에어부산에 이어 이번 달 대한항공에 SAF를 공급한다.


글로벌 SAF 수요는 SAF 혼합을 의무화하는 국내외 규정에 발맞춰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월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혼합해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고, 그 비율을 2030년에는 6%, 2050년에는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사용 전량을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한국 또한 SAF 혼합 의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부와 국토부는 작년 8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에너지, 지속가능항공유 유럽 수출SK에너지, 지속가능항공유 유럽 수출 [SK에너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해외 국가와 비교해 적극적인 육성 방안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EU는 SAF를 사용하는 항공사에 일반 항공유 대비 가격 차액만큼 배출권을 부여한다. 미국은 SAF 생산 기업에 갤런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일본 또한 SAF 시설 투자 또는 판매와 관련해 연간 최대 40%의 법인세액을 공제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조 단위의 투자가 투입돼야 하는데, 정부 지원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rit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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