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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세비 10%만 깎으십시오
  • 뉴스관리자
  • 등록 2009-02-25 17: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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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라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한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후 우리 사회에는 ‘바이러스’란 말이 유행합니다.

대통령도 ‘희망 바이러스’를 얘기하고, 어느 재벌회장은 자신의 재벌기업 임직원들의 연봉을 깎아서라도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겠다는 ‘나눔 바이러스’를 말합니다.

바이러스는 동식물의 세포에 침투하여 스스로 복제하며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과 DNA로 구성된 병원체입니다. 어원은 라틴어 virus(비루스)에서 유래됐으며 그 뜻은 ‘독’이라고 합니다. 그 원래의 뜻에서 우리는 긍정적인 어감이나 분위기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부정적인 뜻의 ‘바이러스’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을 사회 심리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건지 문외한인 나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실업’ ‘인턴’ ‘알바’ ‘일자리 나누기’ 같은 말이 지금 우리 사회를 어둡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모두가 불안을 상징하는 언어들입니다. ‘비정규직’은 오히려 다행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학교를 나오고도 일을 할 수 없는 젊은이들이 누적적으로 늘어납니다. 40대 50대가 대량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있지만 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60대는 일자리란 말을 입에 올리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은 일하는 동물입니다. 입에 풀칠만하는 동물적 생활로는 인간은 스스로의 존귀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자리가 없으면 인간은 절망적인 상태에 놓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소득이 모자라서만은 아닙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 슈마허는 “일은 아무것으로도 대치할 수 없는 자양분이고 활력소”라고 말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취업의 중요성을 일컬어 “가난의 대물림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복지혜택보다는 취업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사람은 일을 통해 자립심과 소득을 얻을 뿐 아니라 일을 통해 삶의 질서와 체계, 체면, 성장의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자양분과 활력소를 잃어가고 있으며 삶의 질서와 체계나 체면이 모두 엉망이 되고 성장의 기회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무언가 쌓여가는 것이 아니라 자꾸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하루 밤을 자고 나면 희망은 점점 많은 사람 곁을 떠나려 합니다. 대신 피로감이나 절망감이 사회 구석구석에 침투해 들어가려 합니다.

지금의 피로감과 절망감은 김연아 같은 스타플레이어 한 사람의 연기로 날려버릴 수 없는 성질의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절실한 것은 공직자와 지도층이 보여주는 고통의 분담이고 절제와 희생 자세입니다.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를 강조합니다. 여기에 부응한다고 기업은 임금을 깎고 일자리를 나누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지도층은 실질적으로 어떤 고통분담을 할 요량인지 궁금합니다.

국회의원님들, 이 고통분담의 선봉에 서보는 것은 어떨까요?
세비 10%를 스스로 깎아내릴 수는 없을까요.
국회가 싸움만 하니 세비를 깎으라는 책임추궁은 결코 아닙니다.
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했는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원님들이 가장 국민의 고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지도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세비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는 의원님들 앞에서 우리 공직사회는 이 위기를 극복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의원님들이 한번 희망 바이러스와 나눔 바이러스를 퍼뜨려 보면 어떨까요? 절망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에...








필자소개



김수종


1974년 한국일보에 입사하여 30여년 기자로 활동했다. 2005년 주필을 마지막으로 신문사 생활을 끝내고 프리랜서로 글을 쓰고 있다. 신문사 재직중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이사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환경책 '0.6도'와 '지구온난화와 부메랑(공저)'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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