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트럼프 100일 만에 미국 무법지대 됐다"…美 법학자들 경고
  • 편집국
  • 등록 2025-04-29 13:10:14

기사수정

"트럼프 100일 만에 미국 무법지대 됐다"…美 법학자들 경고


"트럼프 정권서 법치 심각하게 훼손…권위주의로 가고 있어"


WP "능력 대신 충성심 따지는 인선…백악관 '그들 만의 세계' 만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00일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 최저 수준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 현지 언론과 학계에서도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주요 대학의 법학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100일간 '무법'에 가까울 정도로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인선 방식으로 인해 백악관을 고립된 '그들 만의 세계'로 변질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주요 대학의 법학자 35명을 인터뷰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0일간 미국의 사법 및 헌법 체계에 도전하고 대학과 언론 등 시민 사회를 탄압하는 등 '무법 대통령'으로 행세하고 있다는 평가를 전했다.


이들은 보수·진보 등 정치 성향과 소속 대학 등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 집권 100일 동안 미국의 사법 체계가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것에 모두 동의했다.


일부 학자들은 트럼프의 행보가 전형적인 권위주의 정권의 특성을 보인다면서 미국 헌법이 권위주의에 점령당할 수 있는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NYT와 인터뷰에 응한 법학자들이 트럼프의 행동 중 가장 위헌 소지가 크다고 입을 모아 지적한 것은 미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출생시민권 제도 금지 조치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 성향의 학자들 모두 출생시민권 금지는 명백한 위법이며 법원이 이를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노던일리노이대 로스쿨 이반 버닉 교수는 출생시민권 금지는 "위헌을 넘어 반(反)헌법적 조치"라면서 "이는 우리의 헌법사와 법에서 미국 역사 속에서 인간의 자유를 향한 가장 위대한 노력 중 하나를 지우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을 두고도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스탠퍼드대 로스쿨의 마이클 매코널 교수는 미국 연방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특정한 수입 규제를 부과할 권한은 일부 있다면서도 "대통령은 수입품에 세금을 매길 헌법적 권한을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스쿨의 앤 칼슨 교수 역시 "의회 승인 없이 의심스러운 법적 권위를 가지고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세계 경제 전체를 혼돈과 침체로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이 외에도 적절한 절차 없이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이민 정책과 대학·로펌·언론 등 시민 사회를 향해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공격 역시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밴더빌트대 로스쿨의 수재너 셰리 명예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의 표기 방침에 따르지 않은 AP 통신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한 것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법학자들은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행보는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고 권력의 균형과 견제 기능을 무너뜨려 미국을 권위주의 정권과 같은 체제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넬대 로스쿨 마이클 도프 교수는 트럼프의 이런 '무법 행보'가 어디로 향하고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그는 아첨꾼들에게 둘러싸인 채 헌법과 연방법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자말 그린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별적이면서도 무자비하게 법을 집행하면서 동시에 국가의 전반적 통치 역량을 해체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보복의 두려움으로 시민 사회가 크게 약해진 권위주의 체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데이비드 포젠 교수 역시 "미국의 헌법 시스템이 권위주의에 점령당하기 직전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집권 1기 때보다도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충성심'을 앞세운 트럼프 2기 정부 인선 방식이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능력이 아닌 충성심이 성공을 결정짓는 그들만의 '비눗방울' 안에 갇힌 형국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WP는 대표적인 예로 취임 전부터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들었다.


이 매체는 헤그세스 장관이 트럼프의 강한 지지를 업고 상원 인준을 통과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최근의 군사 기밀 유출 논란부터 임기 내내 갖은 논란을 빚으며 자질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비판 목소리 없이 모두 충성파들로 채워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제한된, 결함 있는 데이터로 학습한 AI로 구성된 팀과 같다"고 비판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민주당 9대 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관련 당론뒤집고 의장단 꿰찬 조용훈, 민병춘 ,김종욱 3인방에 " 당원권 정… 민주당  중앙당  윤리위는  9대 논산시의회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해  지구당  당협의  결정사항을  뒤집고  상대당과  야합 [?]  의장 , 운영위원장 ,행정자치위원장  세  의정 주요직을 거머쥔  조용훈 의장 ,  민병춘  행정자치위원장  김종욱  운영위원장  등 3...
  2. 논산시의회 최초 지역구 여성의원 당선 기록 세운 최정숙 전의원 내년 지방선거 "가" 선거구 시의원 출마 … 논산시의회  최초의  지역구  출신 여성의원 [ 7대] 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최정숙  [69]  전 의원이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논산시의회  가 선거구 [ 연무읍 ,강경읍 .채운면  양촌면, 벌곡면 ,은진면 ,연산면  가야곡면 ]시의원  출마입장을  밝혔다. 가야...
  3. [프로필] 민주 황명선 최고위원…3연속 논산시장 지낸 친명계 초선 [프로필] 민주 황명선 최고위원…3연속 논산시장 지낸 친명계 초선(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충남 논산시장을 내리 세 번 지낸 친명계 초선 국회의원.국민대 토목환경공학과 졸업 뒤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서울시당 사무처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으며 2002년 새천년민주당 소...
  4. 건양대병원 총파업 돌입…"희생 강요 말고 노동조건 개선해야"(종합) 건양대병원 총파업 돌입…"희생 강요 말고 노동조건 개선해야"(종합)총파업 지켜본 환자·보호자, 일부는 지지하거나 항의하기도환아 부모들로 구성된 단체, 대전시 비판 기자회견 열어(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이어 대전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건양대병원 노조도 28일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
  5. 논산시 25년도 수시인사 단행 . 농업기술센터 강두식 농업지도관 승진과 함께 기술보급과장 발탁 눈길 ,… 논산시는  2025년도  수시인사를 통해  농업기술센터 등  8명의  직원에 대한  승진및 전부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수시인사를 통해  전임과장의  이직으로  공석이된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에는  강두식  지방농촌지도사를  지방농촌지도관으로  승진과 동시에  직...
  6. "측천무후와 이세적 " "적당히 대처하고 원만히해결하라 " 측천무후와  이세적에  얽힌  일화에서  각박한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모두에게 "매사에 적당히 대처하고  원만히ㅡ해결하라"는  처세훈을  배운다.이적[李勣]의  원래의 이름은 서세적(徐世勣)으로, 당 왕조 초기를 대표하는 이름 높은 명장들 중 한 명이다. 선배였던 이정이, 죽기 전에 자기가 가지고 있었...
  7. 논산 철도건널목서 열차·화물차 접촉 사고…60대 감시요원 숨져(종합) 논산 철도건널목서 열차·화물차 접촉 사고…60대 감시요원 숨져(종합)(논산=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29일 오전 9시 44분께 충남 논산시 부적면 호남선 논산∼연산 구간 철도건널목에서 무궁화 열차와 건널목에 진입한 1t 화물차 간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주변에 서 있던 철도건널목 감시요원인 A(60대)씨가 사고 충격으로 튕겨 나간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