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방송 CCTV가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의 강의를 엮은 책. 가난한 지방 서생 제갈량이 어떻게 그의 나이 스물일곱에 유비 집단의 핵심 간부로서 발탁되었는지를 조명하고 이후 파죽지세의 중원 강자들을 어떻게 조종하고 제압했는지 오늘날의 조직 운영과 용인술의 관점에서 날카롭게 분석한다.
중국 매체가 선정한 대륙 10대 강사 중 한 명인 저자 자오위핑趙玉平은 인력 자원과 팀장 리더십에 정통한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답게 오늘날 기업 간부 및 중간관리자, 팀장들이 고민할 법한 직장 내 용인술의 정수를 체계화된 이론을 바탕으로 전달한다. 또한 《귀곡자》, 《인물지》 등 고전 자기계발서를 꾸준히 펴내온 역자 박찬철이 각고의 노력을 들여 《삼국지》[제갈량전](배송지裴松之 주) 전문을 번역.수록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은 기업의 간부와 조직의 핵심인재가 어떻게 상사의 마음을 움직이고 자신에게 유리한 판세를 짤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재능을 보여 자리를 얻고 자신을 낮추어 신임을 얻는 구체적인 지침을 통해 상사의 충성을 받는 간부로 성장하는 지혜를 제공한다. 또한 부하직원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심복으로 성장시키는 용인술을 제시한다. 인재별 유형에 따른 업무 훈련법과 조직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별 대응 원칙을 소개하고,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결하는 처방을 제시한다.
목차
저자의 말_서문을 대신하여
1장. 제갈량, 유비를 움직여 삼고초려를 연출하다
고거고타高擧高打: 스스로 재능을 드러내는 묘초
첫 번째 책략_ 사람들의 입을 빌어 신속하게 이목을 끈다
두 번째 책략_ 차이를 만들어 주목을 끈다
세 번째 책략_ 향기로 유혹해 수요를 일으킨다
네 번째 책략_ 무대 위에서는 큰소리로 떠들고, 무대 밑에서는 목소리를 낮춘다
2장. 제갈량, 세를 움직여 연합을 책략하다
점거우세占據優勢: 약자가 승패를 잡는 길은 연합뿐이다
첫 번째 책략_ 실력이 엇비슷한 상대와 안정적인 연맹을 결성한다
두 번째 책략_ 주동을 피동으로 바꾸어, 상대방의 요구를 기다린다
세 번째 책략_ 우세를 점하여 합작을 제시한다
네 번째 책략_ 감정적으로 화를 돋우고, 이익을 내세워 숙고하게 만든다
3장. 제갈량, 인재를 움직여 조직을 꾸리다
방수양어放水養魚: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인재를 쓴다
첫 번째 책략_ 방수양어-물을 풀어 고기를 키운다
두 번째 책략_ 분조위마-먹이통을 나누어 말을 기른다더보기
책속에서
유비는 비록 관우, 장비와 도원결의를 하고 함께 ‘창업’을 선언한 이후에도 중앙 정권을 장악한 조조와 지방에 근거를 둔 원소 등 호족들의 틈바구니를 떠돌며 한참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다. 자신이 한 제국의 황숙이라는 명분 하나로 공손찬, 조조, 여포, 원소 등에 기대어 자립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하고 말았다. 사실 이는 유비 조직의 태생적인 한계였다. 수하에 관우와 장비 외에 어떤 인적 물적 기반도 없었던 유비가 물적 인적 기반이 풍부한 조조나 원소, 그리고 강동의 손씨 부자와 상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었다. 유비의 거듭된 실패는 사실 당연한 것이었다.
결국 유비가 조조에 밀려 형주로 내려와 유표에게 의탁했을 때 기세등등했던 유비 집단의 창업 정신은 서서히 빛을 바래가고 있었다. 그때 지난 일을 되돌아보며 유비는 누구보다도 변신의 필요를 느꼈고, 특히 인적 집단의 보강 없이 대업을 이루기는커녕 생존 자체도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절감하고 있었다. 유비는 자신의 대업을 도와줄 인재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때 그의 귀에 들려온 인재는 바로 ‘와룡’과 ‘봉추’였다.
‘삼고초려’, 이 고사는 본래 진신의 지혜와 화신의 지혜가 결합한 고사입니다. 먼저 ‘삼고초려’의 고사가 생겨난 데는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보스’ 유비의 심리 상태입니다. 제갈량은 유비의 심리 상태를 장악한 이후에 비로소 손을 썼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유비의 심리 상태는 어떠했을까요? 한편에서는 조급했고, 다른 편에서는 의심했습니다.
마음은 급하고 제갈량의 자질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비는 제갈량을 두 번이나 찾아가지만 두 번 모두 만나지 못합니다. 그러니 제갈량에 대한 유비의 관심은 더욱 높아져만 갑니다. 마침내 세 번째 방문, 즉 삼고초려했을 때 비로소 제갈량은 얼굴을 비칩니다. 제갈량을 본 유비의 심경이 어떠했을지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한마디로 흥분 그 차제였을 것입니다. 제갈량을 직접 만나보니 유비의 눈앞은 온통 환한 빛으로 가득하고, 그 빛 하나하나가 제갈량의 신상에 걸쳐 있는 듯했습니다. 그 느낌이 어떠했겠습니까? ‘제갈량, 듣던 대로 정말 눈부시구나!’
보통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어떤 노선을 택할까요? 분명 저자세일 것입니다.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죠. 그러나 제갈량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손권이 영웅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러면 영웅과의 합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련하게 보이는 사람은 영웅의 보조 역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영웅을 설복시키는 사람이어야 영웅의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영웅응 무릎 꿇는 사람을 친구로 선택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에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제갈량은 강동의 모사들과 끝까지 논쟁할 준비를 했습니다. 기세로 그들을 압도하고, 취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깎아내리며, 심하게 욕을 퍼부어댈 것을 각오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구절절 이치에 맞게만 말한다면 손권과 강동의 모사들이 자기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촉한 정권의 분업 속에서 유비는 줄곧 제갈량에게 민정과 후방 보급 임무를 맡겼지, 독단적으로 군사를 장악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군정과 민정 모두를 장악하고 관리하게 되자 제갈량은 효과적인 수단을 써서 자신의 권위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 그래서 그가 사용한 수단이 차력법입니다.
차력법이란 무엇일까요? 만약 우리 자신이 작은 개미라고 했을 때, 키도 크지 않고 체중도 충분하지 않아서 주위 사람들 모두가 밟으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코끼리의 등에 올라서는 것입니다. 권위가 있어야 권위를 높일 수 있고, 권력이 있어야 권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제갈량은 사실 후주의 권위를 빌려서 자신의 권위를 높인 것입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얼굴을 내보이지 않고, 후주가 집에 와서 청하기를 기다림으로써 조정의 문무백관에게 자신에 대한 황제의 인정도와 신임도를 보여준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자연스럽게 주위 사람들을 진정으로 승복하게 한 것입니다.
제갈량의 뛰어난 점은 참패를 당한 이후 몇몇 간부를 처벌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몇몇 간부들은 표창하고 발탁한 것에 있습니다. 실패 이후 격분하여 정신을 잃지 않고, 오히려 부하를 칭찬하고 표창합니다. 이는 확실히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제갈량은 누구를 표창했고 왜 표창을 했을까요? 제갈량이 표창한 간부는 왕평입니다.
보통 사람을 선발하여 쓰는 절차에 따르면 왕평이 발탁될 가능성은 아주 적었습니다. 하지만 제갈량은 매우 비범하게도 인재를 선발할 때 고루한 규정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보통의 절차로는 작은 인재를 선발하지만, 돌발 사건은 큰 인재를 선발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인재 선발 시에 통상적인 수단, 표준적인 절차 등 각종 규정에 따라 인재를 선발하면 평범한 인재만을 선발할 수 있지만, 돌발 사건이 발발하여 대처 능력을 통해 걸러낼 때 비로소 큰 재목을 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