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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름값이 배럴당 150달러를 오르내리던 7월 즈음에 정부는 에너지 절약대책을 발표하고, 이에 너도 나도 에너지절약에 앞장선다는 뉴스의 주인공이 되려고 애를 썼더랬지요. 그때 기사에 검색되는 주요 내용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 서기동 구례군수는 자전거로 출퇴근하겠다고 했고, 김현풍 강북구청장은 버스로 출퇴근하고 더구나 집무실에서 에어컨 대신 부채와 선풍기를 사용하며, 청와대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차 없는 날로 지정 운영하고, 사무실 냉방 설정온도 올리고, 격등제 실시, 엘리베이터 운행 제한... 그 외 온갖 절감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겠다고 부산을 떨었습니다.
저는 저런 식의 에너지 절약대책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이니 과학적인 방법으로 절약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8월 5일자 국민일보 과학의 창). 지금쯤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뉴스의 주인공이었던 분들은 아직도 자전거와 버스로 출퇴근하고 있고, 청와대는 아직도 금요일에 차 없는 날 운영하고 있는지요?
실천하고 있지 않다면 보이기 위해 얄팍한 수를 쓴 게 될 것이고, 그대로 하고 있다면 신의야 있겠지만 국민의 세금을 비효율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어서 걱정입니다.
최근 더 심하게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국가경제위기에 대한 대응과 국정감사에서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사회의 에너지가 많이 투입된 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부분 고학력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분들이니 이런 분들이 사업이나 후학을 키우는 것을 포기하고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선택을 했으니 상당한 기회비용이 생겼습니다. 이런 분들을 뽑기 위해 1시간이면 충분할 것을 하루 종일 유급휴가로 하고, 투표자에게는 2,000원 할인권까지 주는 등 크게 투자했습니다. 우리 사회로 보면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하여 찾아낸 대표선수들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정성으로 찾아낸 대표선수들은 제 역할을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힘을 잘못 사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국가의 경제위기가 시작되었지만 우리의 대표선수들은 조용하군요. 아무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요. 회사가 위기를 맞으면 사장부터 임원부터 대책 마련하느라 밤잠을 설치게 마련인데 국가가 위기 상황이라고 하는데도 그 많던 포럼, 연구회들은 다 어디 갔기에 잠잠한지요.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국가위기 상황에서 맞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위기를 넘는 데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가 없는지, 잘못 운영되고 있는 것은 없는지 국가운영 측면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일인데, 정치적 이해에 얽매여 국정감사의 본래 취지와 상관없이 호통만 쳐대는 자리로 끝나고 말았다니 차라리 국정감사를 없애자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에도 나라가 바람 앞의 등불이 되어 있는데도 정쟁이나 일삼고 있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금융위기에 이어 실물경제가 추락하고 있고 대략 2~3년은 계속될 거라고 하는데 이 짐을 지고 가야 할 국민들은 서글픕니다. 억울합니다.
이런 국가 위기상황에서 대표선수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한 단계 높은 국가차원에서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최소한의 소명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국가의 장래를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여야할 것이 없이 같이 나서주길 요구합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정작 대표선수들이 태만하고 있어도 이들을 선발한 권력의 원천인 국민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도리가 없습니다. 모르지요. 계속 이렇게 간다면 곧 국민의 앙갚음이 시작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 앙갚음이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르지만요. 그러기 전에 제발 몸값 좀 하시면 어떨까요.
고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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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진주 출생. 진주고, 서울대 건축학과 졸. 건축시공기술사, 건축기계설비기술사, 변리사 자격 보유. 대한기술사회 회장과 대한변리사회 공보이사 역임. 현재 행정개혁시민연합(행개련) 과학기술위원장,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국민실천위원장,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