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특파원 시선] 폭설같은 모스크바 첫눈과 함께 노골화한 북러 공조
  • 편집국
  • 등록 2024-10-18 07:33:10

기사수정

[특파원 시선] 폭설같은 모스크바 첫눈과 함께 노골화한 북러 공조


러, 군사동맹급 북러조약 비준 착수…북한군 파병설에 촉각


올겨울 첫눈 내린 모스크바올겨울 첫눈 내린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이제 6개월간의 겨울이 시작됐군요."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사는 20대 여성 다리야 씨가 창문을 바라보다가 내뱉은 말이다. 첫눈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10월 들어 모스크바의 하늘은 연일 회색빛이었다. 화창했던 여름이 끝나고 짧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였다.


한국에서 첫눈은 소복소복 내리는 게 보통인데, 올해 모스크바의 첫눈은 마치 폭설처럼 쏟아졌다. 창밖의 건너편 건물이 하얀 눈발에 가려 잘 안 보일 정도였다.


첫눈으로 모스크바에 다시 겨울이 왔음을 체감한 그날 저녁, 러시아는 두 가지 발표를 잇달아 내놓았다.


먼저 러시아 외무부가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의 이름으로 내놓은 성명에서 북한의 남한 무인기 평양 침입 주장에 동조하며 "북한에 대한 주권 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고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입법 사이트에는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비준안'이 등록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체결한 조약이다.


이 조약은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유엔헌장 제51조와 북한 및 러시아법에 준해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항을 포함한다.


북한의 남한 무인기 도발 주장과 남북 연결도로 폭파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러시아는 북한을 두둔하는 동시에 북러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조약의 비준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여름(6월)에만 해도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하지 않아 대단히 감사하다"며 이례적으로 한국에 유화적 태도를 보였으나 겨울에 접어들면서 한러관계 회복을 기대하기 어색한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한러관계가 냉각된 사이 북러관계가 훈풍을 타고 있는 것은 공항만 가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이 서방의 대러 제재 합류로 '비우호국'이 된 이후 한국인이 러시아 입국 심사를 받다가 2시간씩 억류되는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북한인 무리가 환한 얼굴로 출국 수속을 밟고 쇼핑도 하더라는 목격담이 들려오는 것과 대비된다.


러시아 하원은 다음 달 중순 안에 이 비준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은 비준안을 지지한다고 선언해 비준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과 김정은푸틴과 김정은 [EPA/크렘린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원 비준과 상원 비준을 거쳐 푸틴 대통령이 비준서에 서명하면 러시아 내 비준 절차가 끝난다. 이후 북러가 비준서를 교환하면 이 조약은 '무기한'으로 효력을 갖게 된다.


북러는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으로 약 9개월 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며 밀착을 과시했다. 이후 북러는 군사는 물론 문화, 스포츠, 보건, 관광 등 전 분야 협력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이는 전주곡에 불과할 수도 있다. 조약이 비준 절차를 마치고 발효되면 북러 공조가 본격적으로 노골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병력도 파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설이 허위 정보라며 일축하고 있다. 다만 모스크바 시내 곳곳에 입대자에게 첫해 520만루블(약 7천400만원)을 준다는 광고가 내걸린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될 러시아군 병력이 넉넉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군 파병 가능성에 주목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 핵 위협도 가하고 있다.


폭설처럼 내리며 긴 겨울의 시작을 알린 첫눈이 올겨울 한러·북러 관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몰아칠 수 있는 폭풍을 예고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던 이유다.


첫눈 오는 모스크바 붉은광장첫눈 오는 모스크바 붉은광장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유미 연무읍장 "존중[尊重]과 경청[敬聽]의 자세로 주민 섬긴다 , "연무읍 논산의 관문답게 가꿀것 , ..". 지난  4월  윤기암  전 읍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연무읍장에 전격 발탁된  김유미  [56]사무관이  논산시 읍.면지역 중  인구수로나  면적이  가장 큰  연무읍  63개  마을 탐방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무읍 태생의  고향면장을 ...
  2. 서원 논산시의회 전의장" 같은당 소속 국회의원 향해 지역구 현안 외면 당내 계파정치 행동대장? 직격 [ 이런때도 있었는데.......
  3.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 "전주콩나물국밥집 " 5,000원 으로 맛진 한끼 ! 김태음 전 지사도 엄지척 !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애  위치한  "전주콩나물국밥집 " 제법 넓직한  식당내부는  청결한 가운데서도  이른아침부터  늦은 시간 까지  늘상 붐빈다, 십수년재  같은 장소에서  성업중인  이 식당의  단골메뉴는  " 단연  콩나물국밥 "  인기쨩이다,황태국밥 ,콩국수&...
  4.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충남선거관리위원회 전경충남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인환 논산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논산시청 소속 공무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23일 아시아...
  5. 논산시 의정동우회 10대의회에 강경 사법청사 신축 ,황산벌전적지 위령비 건립 추진해달라 ,,이건창 의… 제10대 논산시의회가  개원한지 한달여만에  역대 논산시의회  의원들의  친목모임인  논산시의정동우회[ 회장  서평석 [1-2대의원 ] 회원들을  의회로 초치  간담회를 갖고  시정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역대  의회 중  선대 의원들에  대한  발빠른  예우...
  6. 논산시 포도수출작목반 김동준 대표 내년 상뭘 농협 조합장 선거 네번째 도전 할까? 상월농협 김동준 [63] 전 이사가 내년 3월에 실시되는 전국 지역농협조합장선거에서 상월 농협 조합장 선거에 재도전 입장을 분명히 했다,지난번 선거에서 자웅을 겨뤘던 일곱명의 후보 중 현 임덕순 조합장을 상대로 선전, 의미 있는 득표로 주목을 받아온 김동준 전 이사는 지난 주 굿모닝논산 김용훈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선거에서 ..
  7. 논산 출신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韓총리 "한반도 평화와 우리 사회 갈등 치유 계속 지원해달라"(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는 1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고 총리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한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