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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손 주부들 "함께하면 행복한길"
  • 이성규 편집국장
  • 등록 2011-12-17 0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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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부터 오거리 중심 결식 노인들에 무료급식 시작. 여섯달째.
 
올들어 가장 추웠다는 지난 12월 16일 낮 .. 작은손 클럽 회원들이 생활형편이 어려운 노인과 주민들을 상대로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 취암동 오거리 소공원은 급식을 시작하기도 전인 11시 부터 단골 고객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 하루 일감을 맡지못해 인력사무소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던 젊은이.. 건너편 길에서 종종걸음을 재촉하는 허리굽은 할머니.. 대교 3통에 사는 뚱뚱한 몸의 중년 장애우 두사람이 손을 맞잡아 서로를 의지하며 들어서기도 한다.

모두 낯익은 얼굴 들이다.

급식을 시작하는 12시가 되면 이 렇게 모여든 이웃들이 200여명에 달한다.
날이 추운걸 걱정해서 행사장에 설치한 천막에 바람막이 비닐천을 두르고 대형열풍기를 틀고 두어군데 석유 난로를 피우니 견딜만 하지만 그래도 춥다.

이윽고 12시.. 작은손 클럽을 지원하는 남자 회원들이 여성 회원들이 전날부터 장만한 음식들을 행사장으로 실어 나른다.

이날의 메뉴는 흰쌀밥에 돼지고기 찌개와 김치 오뎅볶음 그리고 나물 두어가지 다.

항상 250명분의 음식을 준비해 행사장에 모인이들이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허기를 느껴서 일까.. 촘촘히 늘어선 줄을 헤집고 들어서는 마음급한 이들도 더러 눈에 띈다.

그럴라 치면 지난 7월 행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스스로 질서유지반장을 도맡고 나선 이청용 님의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한다."밀치고 그러다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다쳐요!" "줄을 잘 서세요!"

그렇게 배식이 시작되고 식판을 든 이웃들은 여기저기 마련된 간이 식탁에 앉아 점심을 함께한다..

처음부터 단골 손님인 팔순을 넘긴 등굽은 할머니 .. "밥 더줘!" 라고 말씀하신다.

젊은이가 먹어도 충분할만큼 수북하게 밥을 드렸어도 더 달라던 할머니.. 수북히 담은 식판을 들고 행사장 한켠에 앉으시더니 호주머니에서 조그만 비닐 봉투를 빼어 들어 절반 쯤의 밥을 덜어 담는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누군가 덜어다 줘야할 가족들이 있는가보다. 날이 무척 추운데도 또 다른 할머니 한분이 서너살쯤 돼보이는 어린아이를 이끌고 오셨다.. 몸도 불편해 보이는 이할머니를 눈여겨 봤던 한 회원이 줄 선 사람들의 양해를 구하고 밥을 타다 갖다드리자 "고맙수!" 라고 말한 이할머니는 데리고 온 아이에게 밥을 떠넣어 주신다.. 얼른봐도 증손자는 될 것 같은데 무슨사연이 있으신걸까...콧잔등이 시큰해진다.

이렇게 갖가지 사연들로 채워진 오거리 소공원의 사랑의 점심나눔 행사가 12월 16일 6개월로 스물한번째를 맞고 있다.
 
작은손 클럽이라고 스스로 이름을 정한 이들 주부들이 일주일에 한번 무료급식을 하기로 마음을 정한건 지난 7월.. 회원들 거의 나이 오십 전 후반의 여성들인 이들 회원들의 면면도 각각 이어서 신부님을 아들로 둔 이도 있고 남편이 학교 선생님이거나 공무원인 이도 있다.

또 스스로 자영업을 운영하기도 하고 남편이 사업을 하는 이도 있다.

이들 회원들은 우연한 만남에서 오거리 소공원에 모여드는 이들 상당수가 점심을 거르고 있는 것을 눈여겨 봤다고 했다.

생활형편이 좀 나아지면 이웃을 돌아봐야지 하는 생각을 갖다가는 죽기 생전 이웃들 입에 밥 한술 넣어주기 어렵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다는 사랑의 점심나눔...

이들은 매주 금요일 낮에 행사를 하기로 정하고 우선은 매주 목요일 저녁 오거리 인근의 가게에서 음식을 만들기로 하고 그렇게 밤내 준비한 음식을 금요일 낮에 배식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60여명이 모여들더니 입소문을 타고 이제는 매번 행사때마다 200명을 웃도는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했다.

처음 시작 할 때는 한여름이었고 늦가을 까지는 그래도 음식을 장만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날이 추워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식수인원이 늘어나면서 음식준비에 필요한 대형냉장고 식판 구입에 이어 겨울을 날 월동장비가 턱없이 부족한것..

더욱 200여명이 먹고 난 식기들을 세척할 아무런 준비가 안되고 보니 이날도 작은손 클럽 회원들은 음식을 준비하는 가게 앞 도로변에 앉아 찬바람 맞아가며 설거지를 해야 했다.

한때 이들 회원들은 겨울을 날 준비가 될때까지 행사를 잠정 중단 해야한다는 논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 행사장을 찾는 허기진 이웃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 는 그 한가지 생각으로 하는데 까지 하자 .. 견디어 내자 !" 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자신들이 좀 고생스럽다 해서 저 먼곳에서 까지 일주일을 기다렸다 금요일 낮이면 오거리 소공원을 찾아오는 배고파하는 이웃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더욱 매달 마지막 금요일이면 백제병원의 무료 의료서비스 와 대한적십자사 논산시지회 회원들의 무료 이발 봉사까지 시행되고 있는 마당에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어도 결코 무료 급식 나눔을 중단 할 수 없다는 거였다.

정말 대견스럽다.. 시 관내 교회나 경로당 등 아마도 열한 군덴가서 매일이거나 일주일에 한두번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처음 행하는 무료 점심 나눔이어서 그렇고 제대로 된 시설이라고는 없는 상태에서 행하는 자발적 사랑나눔 이어서 그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살을 에일 듯한 찬바람 맞아가며 설거지를 하면서도 활짝 웃어보이는 그네들. "우리 이쁘죠?" 라고 익살을 떠는 회원들이 참 곱고 고와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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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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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1-03 23:30:44

    어느당주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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