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편지/김사랑 생의 다리를 건너다 보면 삶이 기쁘기만 하겠느냐 서로 다른 몸이 한 몸으로 만나 사랑으로 행복한 일 뿐이겠느냐 즐거워도 살고 괴로워도 사는 게 인생인데 오월이 오면 온 산이 푸르른 신록을 보아라 잎들은 살아 펄럭이는 아침이면 실낱같은 꿈을 펴들고 그래도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활짝 웃는 꽃들을 보아라 그냥 저냥 세월처럼 흘러가는 인생이라면 생의 그물을 빠져나간 꿈의 자리 무엇이 남아 있을까 벼랑 끝에서 밧줄을 당기는 자여 상처위에 옹이가 나고 그 사랑위에 피는 꽃이 진정 아름답지 않겠느냐 스스로 꽃은 꺾지는 마라 평생을 즐겁게 살다 보면은 하나 뿐인 인생이 절망 뿐이겠느냐 고귀한 사랑이 어디 불행 뿐이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