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詩:(宵火)고은영 어느 섬 밭길 4월의 초입 이슬 젖은 꽃들과 더불어 가슴을 풀어헤치고 무릉도원에 있었습니다 우리의 조우는 지극히 짧고 그들이 돌아서 가는 길에는 영락없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붑니다 지는 것들은 언제나 서럽습니다 꿈같은 4월도 꽃 바람 한나절 눈물 같은 비가 흐득 흐득 내리더니 애벌 같은 눈부신 청춘도 미련없이 버리고 꽃들이 집니다 벚꽃 잎들이 바람에 휘날립니다 살아남은 자들이 누리던 행복도 쓸쓸한 그림자가 되고 음영 짙은 그 자락은 깊이만 더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