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잔만 마실까…"술 중독은 마약 중독과 같아"
건강관리 전문가가 쓴 신간 '술의 배신'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술에 대해선 사회를 불문하고 대체로 관용적이다. 여러 사회에서 알코올 중독은 마약 중독과는 격이 다르며 니코틴 중독보다도 가볍게 취급되기 일쑤다. 하지만 중독 치료와 건강관리 전문가인 제이슨 베일은 신간 '술의 배신'(에디터)에서 알코올 중독이 마약 중독과 "똑같은 질병"이라고 주장한다.
"술은 언제나 일반 마약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것이 마약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고집한다. 실제로 사회도 그렇게 여긴다. 그러나 음주자 대다수의 경우 음주는 마약을 흡입하는 것이며, 그 상태는 마약 중독이 분명하다."
술이 일반 마약과 다르다고 여겨지는 건 '술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사회적 인식 탓이 크다. 요컨대 술은 친구들과의 친목을 도모하거나, 회사생활을 매끄럽게 해주는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데다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등 실질적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난센스다. 저자는 술이 경제적·신체적·정신적·정서적 스트레스를 일으킬 뿐이라며 이 같은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다.
저자에 따르면 알코올은 기분을 올려주는 게 아니라 '기분저하제'다. 많이 마실수록 우울해진다. '사교 음주'란 것도 없다. 알코올이 효과를 내면 즉시 사교가 중단된다. 술 마시는 곳에서는 구타와 성폭행, 폭력, 언쟁, 악의, 감정적 행동이 난무한다. 병도 불러온다. 영국에선 매년 9천명 이상이 술에 따른 심장병 등으로 사망한다.
저자는 사람들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술이라는 마약 그 자체, 그리고 오랜 세월에 걸쳐 사회적 길들이기와 세뇌가 만들어낸 '술에 대한 환상'에 기인한 바 크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술을 마시도록 사회적으로 길들여졌다. 부모도 저녁 식사를 하면서 열 살짜리 아이에게 작은 잔에 따른 와인 한 잔 정도를 마시게 해도 해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와인 한 모금 정도는 괜찮아'라는 말은 '헤로인을 약간만 하면 괜찮아'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선 금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금주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딱 한 잔'의 유혹을 피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애초에 우리가 왜 알코올에 중독되었는가? 딱 한 잔만 해볼까 하는 생각이 발단이었다."
이원기 옮김.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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