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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늘 햇살은 순금
  • 편집국
  • 등록 2024-05-08 12: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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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늘 햇살은 순금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


 [서울셀렉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오늘 햇살은 순금 = 이기철 지음.


1970년대부터 반세기 넘도록 진득하게 서정시를 써온 이기철 시인의 22번째 시집이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다 말하지 못한 사랑'이라는 두 개의 주제를 기둥으로 삼아 조용하고 잔잔한 울림의 시편들을 적어 내려갔다.


"얼마나 기다렸느냐, 아프진 않았느냐 자근자근 물으며 / 이마를 짚어 주는 너의 손같이 / 섬돌에 내리는 빗방울"('섬돌에 내리는 빗방울'에서)


시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건네는 말들은 누군가가 아프진 않았느냐고 물으며 이마를 짚어 주는 것처럼 위안이 된다.


'시를 쓰는 이유'라는 시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사는 세상이 그래도 살 만한 곳임을 / 당신께 말해 주기 위함이다 / 아직 아무도 쓴 적 없는 깨끗한 말을 골라 / 병을 이기고 일어선 사람의 단추 끝에 달아 주기 위함이다"


서울셀렉션. 164쪽.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 = 권민경 지음.


고통받고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웃고 농담을 던지면서 생명의 힘으로 나아가려고 꿈틀대는 시들이 수록됐다. 권민경 시인의 세번째 시집.


시인에게 사랑은 "쿵쿵쿵쿵쿵" 하는 팀파니 소리 같은, 심장 소리처럼 울리는 진동이다. 존재를 흔들어 깨우는 각성제이자, 텅 빈 객석을 울림으로 가득 채우는 공명(共鳴)이다. 시집 제목의 '온갖 열망'과 '온갖 실수'를 다 껴안도록 하는 힘도 결국 사랑일 것이다.


"사랑이여 담겨주소서 / 남의 가죽이 아닌 나란 자루에 / 우승 기원으로 담근 과일주에 / 연주만을 위한 전용 홀에 / 눈구멍 속에 담긴 눈알 같은 이 지구에"('팀파니 연주자여 내게 사랑을'에서)


문학동네. 152쪽.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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