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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신중하고 ..참고 또 참는 삶이 아름답다.
  • 뉴스관리자
  • 등록 2010-08-24 13: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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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의 부끄러운 추억 한 토막이 날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은진면 교촌리에서 태어난 저는 은진초등학교와 논산중학교를 졸업하고 대건고를 거쳐 서울에 유학해서 대학교 겸임교수 청와대 정책기획위원 또 집권당의 서울시지부 사무처장 서울시의원을 역임하는 등 나이를 잊고 제법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그 숱한 날들 속에서 엮어진 갖가지 추억의 편린들이 차곡히 뇌리에 쌓여 있지만 언제나 그 맨 앞자리는 논산중학교 1학년 7반 시절에 있었던 사건 한 토막이 차지합니다.

논산중학교에 다니던 어린시절 저는 집[은진면교촌리]에서 학교 까지 3년 내내 거의 걸어서 학교에 다녔습니다.

버스비가 없을 만큼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1학년에 다니던 그 어느 이른아침 통학버스 안에서의 부끄러운 기억 한토막이 끝내 저를 걸어 다니는 학생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당시 키는 그리 크지 않았고 공부를 뛰어나게 잘 하지는 못했지만 성적은 중간이었고 비교적 활달한 아이였습니다.

논산중학교 1학년에 다니던 어느날 아침. 언제나 처럼 학교에 가기위해 버스를 탔습니다.
연무와 은진소재지를 돌아나온 버스는 학교에 가는 학생들이 몰리면서 콩나물 시루처럼 붂적거렸고 그얼굴들 사이로 같은반 동무 진이 선이의 얼굴도 보였습니다.

그때만해도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연세드신 어른이 버스에 오르면 서슴없이 자리를 양보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마침 연세드신 할머니 한분이 버스에 올라타셨는데 자리는 모두 꽉차서 빈자리가 없었고 아무도 그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만치 뒷편 자리에 같은 초등학교에 다녔던 석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는 같이 다녔지만 중학교는 함께 다니지 않아 오랜만에 보는 석이였지만 나이드신 할머니가 서있는데도 자리를 양보할 줄모르고 버티고 앉아있는걸 보니 반갑다는 생각보다 미운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별 생각없이 석이에게 불쑥 내뱉었습니다.

"얀마! 할머니께 자리좀 양보해!" 그말을 들은 석이는 순간 얼굴이 벌개지면서 저를 째려봤습니다.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비쳐졌습니다.

더 얄미운 생각이 들어 "어른께 자리 양보하라니까.."하고 석이의 어깨를 잡아끌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갑자기 석이의 몸이 제게 기우는가 싶더니 버스 바닦으로 나뒹굴었습니다.

나뒹군 석이의 한쪽다리는 허벅지부터 길게 깁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저는 겁이 벌컥 났습니다.
알고보니 얼마전에 큰 교통사고를 당한 석이는 다리가 부스러져 대수술을 서너차례 받았고
이제겨우 목발을 집고 병원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습니다. 버스에 탄 사람들이 많아 석이의 깁스한 다리를 미쳐 보지못한 스스로의 경망됨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석이를 일으켜 세우는 제 뒷모습에 사람들이 무어라고 수근거렸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벌개질 만큼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나름대로는 할머니를 편히 앉게 해드린다는 의기[?]가 엉망이 돼버린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봉변을 당한 석이의 한마디 말이 저를 더 부끄럽게 했습니다.

"명선아! 괜찮아 무르고 그랬는걸 뭐" 아픈다리를 부여잡고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석이는 헤식은 웃음으로 저를 감싸주었습니다.

그날 학교에서 집에 돌아온 저는 어머니 앞에 무릎꿇고 앉아 눈물로 고백했습니다.
제말을 다들어주신 어머니는 막내인 저를 품에 끌어않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명선이 좀 참지그랬어.앞으로는 말도 행동도 참고 또참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그러면 돼" 그러시면서 내일은 석이가 입원한 병원에 꼭 찾아가서 다시한번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물론 어머니 말씀대로 저는 다음날 석이가 입원했던 병원 [당시 박욋과]을 찾아 석이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그런일이 있은 후 저는 3학년을 졸업할 때 까지 통근버스를 타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부터 좀 말이 많은 편이던 저의 말수는 줄어들고 신중한 성격으로 가다둠어 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왜 그때 석이의 깁스한 다리를 보지 못했을까..

그리고 내가 석이였다면 나는 어땠을까? 그때의 그 사건[?]이 대건고를 거쳐 대학을 다니던 학창시절을 지나 대학교수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지금껏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좌우명을 갖도록 큰 교훈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 석이는 어디서 무었을 하고 있을까..보고싶어 집니다.
"신중함과 참는 것" 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삶의 좌우명이라고 확신 합니다,

자랑스런 논중인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중국고사 한토막이 생각납니다.
중국 측천무후 시대에 재상을 지낸 '루사덕'이란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8척장신의 풍만한 체구에 두터운 입술을 가지고 있었던 그가 한번은 동료대신 이소덕과 함께 걸어가는데 살이 너무쪄서 계속 뒤로 쳐졌습니다.


그러자 짜증이난 동료가 "그대같은 촌뜨기 때문에 내 시간이 허비되지않소" 라고 말하자 루사덕은 화를 내기는 커녕 웃으며 "내가 촌뜨기가 아니면 누가촌뜨기요" 라고 대답할 정도로 도량이 넓은 사람이었습니다.

언젠가는 그의 아우가 대주자사로 임명되자 루사덕은 부임하러 가는 아우를 위해 당부의 말을 했습니다,

"형인 나는 재상의 자리에 올랐고 너는 주목[州牧]이 되어 우리형제가 영화가 넘치니 사람들의 시기를 받을만 하다. 정차 어떻게 스스로 해를 면할 수 있겠느냐?" 루사덕의 아우도 형이 던지는 질문의 뜻을 알아듣고 무릎을 꿇고 답했습니다,"오늘 이후 누가 제얼굴에 침을 뱉어도 묵묵히 참고 그 침을 닦아내겠습니다. 오로지 인내하고 자중할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요

그런데 이말을 들은 루사덕은 고개를 흔들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네가 그럴까봐 염려 하는 것이다. 누군가 네게 침을 뱉는 것은 너에게 화가 났기 때문이다.
네가 그 침을 닦아내면 이는 그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그를 더욱 화나게 할 것이다. 차라리 침을 닦지말고 다 마를 때까지 웃으면서 견디거라.

아마도 이런 후덕한 성품과 인내하는 지혜가 있어서 루사덕이 측천무후시대의 험난한 정치환경에서도 살아남아 재상의 지위를 누리면서 모두의 존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연유를 담아 세상에 전해지는 타면자건 [唾面自乾]과 역지사지[易地思之] 라는 사자성어가 세월 한참 뚸어넘은 오늘 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가에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참는 것과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생각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지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는 것 참기어려운일을 참고 또 참는 사려깊음이 사랑하는 논중 논중인의 일상적 지표가 되었으면 참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논중 논중인이여 ! 영원하라.

[논산중학교 교지 '설송'에 실린 황명선 논산시장의 기고문 ]



논산중학교 30회 졸업생 논산시장 황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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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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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17 23:34:04

    그런일이  있엇군요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생각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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