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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논평]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 뉴스관리자
  • 등록 2009-09-02 12: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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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추모문화제 정세균 대표 추도사

존경하는 대통령님!
사랑하는 대통령님!

이제, 대통령님과 영원히 이별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왜 이리 이별이 힘이 드는지요!

숱한 죽음의 고비를 이겨내신 것처럼 다시 일어나실 것이라 믿었는데,
영영 우리곁을 떠나신다니 애통하고 비통하고 원통한 심정 가눌 길이 없습니다.

대통령님만큼은 편안하게 보내드리고 싶었습니다.
미련도 회한도 없이 훌훌 털고 가실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왜 이리 허망하게 가신단 말입니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당신이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시던 국민이 울고 있는데
왜 이리 서둘러 가신단 말입니까!

대통령님!
당신께서는 민주주의와 나라의 발전, 그리고 조국통일을 위해서 일생을 바치셨습니다.
납치, 고문, 투옥, 사형선고, 망명, 감시.
평생동안 탄압과 박해가 이어졌지만 님은 한번도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죽더라도 타협을 거부하는 것이 영원히 사는 길이다’며 불의에 맞섰습니다.
‘역사를 믿는 사람에겐 패배가 없다’며 가시밭길을 택했습니다.

대통령님!
당신의 고난은 컸지만 당신의 성취는 아름다웠습니다.
님은 ‘평화’였습니다.
님은 ‘인권’이었습니다.
님은 ‘민주주의’였습니다.

대통령님!
님은 진정으로 멋진 대통령이셨습니다.
50년 만의 수평적 정권교체로 대한민국이 아시아 민주주의의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IMF 외환위기를 1년반만에 극복하고
인터넷 강국의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님은 서민을 사랑한 대한민국의 첫 번째 대통령이었습니다.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하고자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했고,
사회복지를 한 차원 높였습니다.

님께서 대통령으로 계신 5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은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님께서 씨앗을 뿌리고 국민이 꽃피게 만든 민주정부 10년, 대한민국은 달라졌습니다.
정치는 권위를 벗고 국민을 섬겼습니다.
경제는 위기를 이겨내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문화는 지구촌 방방곡곡 한류의 꽃을 피웠습니다.
사회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비로소 대접받았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통령님!
대통령직을 마치시면서 일생동안 잠시도 쉴 새 없이 달려왔다며,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이 마지막 떠나시는 날까지 단 하루도 휴식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고단하고 힘드셨습니까?

대통령님!
당신이 목숨을 걸고 지켜 온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태로워서 마지막까지 피를 토하는 호소를 하셔야만 했던 대통령님!
얼마나 절박하고 안타까우셨습니까?

대통령님!
편치 않으신 몸으로 내 몸의 절반이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먼저 보내시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시던 대통령님!
얼마나 아프시고 참담하셨습니까?

대통령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
어두운 시대, 님과 같은 지도자를 만난 것은 대한민국의 행운이었습니다.
국민의 행복이었습니다.

대통령님!
당신의 마지막 봄, 꽃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일기를 쓰셨지요!
마당에 핀 영산홍과 철쭉꽃을 보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던 당신을 떠올립니다.
마지막 이별을 고하는 국화꽃 한 송이,
당신앞에 사랑과 존경을 담아 올립니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던 대통령님!
님이 계셨기에 우리 모두의 인생은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앞으로도 대통령님이 계셨기에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신 대통령님!
민주주의를 사랑하신 대통령님!
대통령님에게서 우리의 길을 찾습니다.
당신의 정신, 당신의 삶인 민주주의, 평화, 인권을 위해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우리가 당신의 길을 이어 걷겠습니다.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함께 계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편히 가십시오!

2009년 8월 23일 민주당대표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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