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난 盧대통령 "소금 뿌리지 마라" 김형오 "물러나는 사람과 토론-시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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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일 오후 코엑스에서 열린 200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 "참여정부의 국장들이 인수위에 불려 가서 호통을 당하고 지난 5년 정책에 대해 평가서를 내라고 한다고 하는데 반성문 써오라는 것 아니냐"며 "아직은 노무현 정부"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무현 대통령이 "힘없고 빽없고 새 정부 눈치만 봐야 하는 국장들을 데려다 호통치고 반성문 쓰게 하는 게 인수위원회냐"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에 강하게 불만을 터뜨린 것에 대해 인수위가 "5년 전의 인수위와는 다르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린다"며 반박하는 등 참여정부와 인수위의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김형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5일 정보통신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인수위는 법에 따라 활동하고 행자부가 만든 매뉴얼에 의해 각 부처에 지침을 시달하고 있다"며 '호통치고 반성문 쓰라고 한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했다.
그는 특히 "5년전 인수위와는 다르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린다"며 "우리는 물러나는 사람하고 정책토론이나 시비를 하는 것이 아니다"며 "함께 일할, 국민의 봉사자로 일할 공직자들과 업무를 협의하고 정책을 조율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참조하기 위해 일한다"고 노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했다.
김 부위원장의 작심한 듯한 이날 발언은 전날 "노 대통령의 인수위 비판은 잘못된 상황인식 탓"이라고 반박한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의 발언보다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인수위는 법이나 메뉴얼에 어긋난 것을 하고 있지 않다. 실무적으로 실질적으로 일하고 효율적으로 국정업무를 인수받으려고 최선을 다 할 뿐"이라며 "어떤 곳에서도 고압적이거나 강압적 위압적인 분위기 조성된 데 없다. 무례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강만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인수위는 공약을 내걸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 선택된 대통령과 그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인수를 받는 곳"이며 기존 정책에 대한 심판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참여정부의 국장들이 인수위에 불려 가서 호통을 당하고 지난 5년 정책에 대해 평가서를 내라고 한다고 하는데 반성문 써오라는 것 아니냐"며 "아직은 노무현 정부"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안 그래도 초라한 뒷모습인데 요새는 소금까지 날아오는 것 같다"며 "나가는 길이 그렇게 화려하지 않더라도 나가는 사람 등뒤에 구정물을 씌우거나 소금을 확 뿌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금을 더 뿌리지 않으면 저도 오늘로 (인수위 비판)얘기를 그만할 것이고 앞으로 계속 뿌리면 저도 깨지고 상처를 입겠지만 계속 해보자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일에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이 당선인측이 추진 중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 교육정책 등에 대해 "토목공사 한건으로 경제가 사는지 확인해야 한다" "교육 쓰나미가 오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이에 대한 인수위의 반박수위가 높아지면서 임기 말 청와대와 인수위간 초유의 갈등 양상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서울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