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스탄 카라치 폭탄테러 100여명 사망
탈레반 경고 예고된 재앙…부토는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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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귀국환영 카 퍼레이드에 참가했던 베나지르 부토(사진 가운데 인물) 전 파키스탄 총리가 자신이 탄 트럭 옆에서 차량을 이용한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황급히 다른 차량으로 옮겨타고 있다.
8년간의 망명생활을 마감하고 18일 고국 땅을 밟은 베나지르 부토(54) 전 파키스탄 총리의 귀국길이 탈레반의 경고대로 결국 피로 얼룩졌다.
18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자정께 파키스탄 남부의 카라치 시내에서 부토 전 총리를 태운 차량 행렬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차량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부토 전 총리의 축하행렬에 동참했던 인파 중 최소 100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부토 전 총리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패 혐의로 실각한 뒤 지난 1999년 자발적인 망명길에 올랐던 부토는 이날 오후 1시40분 두바이발 에미리트항공편을 통해 파키스탄 카라치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향후 무샤라프와 '권력분점' 협상이 난마처럼 얽힌 파키스탄 정국을 어떤 방향으로 몰아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로 물든 귀국 축하 행렬=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넘긴 시각 카라치 시내에서 부토 전 총리와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 고위 당직자들을 태운 트럭 행렬 근처에서 2건의 차량 폭발이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부토를 태운 차량이 거리를 지나던 도중 도로 옆에 주차된 2대의 차량이 잇따라 폭발했다고 전했다.
폭탄이 폭발하면서 부토의 귀국 축하 행렬에 동참했던 PPP 당원과 시민, 경찰 등 최소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부상자와 사망자 집계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현지 지오(Geo) TV는 이번 사건의 사망자가 최소 115명이며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126명이 사망하고 248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축하행렬의 주인공인 부토 전 총리는 안전한 상태라고 자베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이 확인했다.
부토 전 총리는 테러 공격에 대비해 특수제작된 차량에 탑승했지만 환영나온 인파들을 위해 차량 밖으로 나와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그러나 그는 폭발 사고가 나기 직전에 트럭 안으로 들어가 화를 면했다고 경찰 관계자가 전했다.
△잇따른 탈레반의 경고…예고된 재앙=8년 만에 귀국한 부토를 노린 이번 사건의 배후에 어떤 조직이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귀국을 전후해 그를 암살하겠다는 경고가 잇따랐던 점을 감안할 때 파키스탄에서 활동 중인 탈레반이나 알-카에다가 사건의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
파키스탄 탈레반 사령관인 바이툴라 메수드는 부토의 귀국길에 자살테러 대원을 보내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지역 탈레반을 지휘하고 있는 그는 지난 12일 "무샤라프 대통령과 부토는 미국의 이익만을 대변하기 때문에 결코 우리가 포용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우리 테러리스트가 부토의 귀국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지대의 무장단체들은 지난 7월 정부군의 이슬람 강경 '랄 마스지드(붉은 사원)' 무력진압 이후 정부와의 평화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이들은 정부군과 보안군에 대해 자살폭탄 테러 공격을 감행해왔다.
한편 과거 집권당시 탈레반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통해 아프간에 탈레반정권이 들어서는 데 기여했던 부토는 망명중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강력히 비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