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벨문학상을 폄훼마라, 종양같은 비판 사라져야...
한국 문학사의 역사적인 경사가 일어났다. 한국 여성이 아시아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장하고, 기쁜 일이다. 한민족의 기개를 온 세상에 광명으로 발현했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는 이유로 한강의 작품들을 심사하고 작가 한강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를 두고 국내 보수 작가들이 거품을 물며 포문을 열고 있다. 작품성이 노벨문학상 감이 아니다니, 한림원 심사위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니, 또 일부에서는 돈으로 매수한 것은 아니냐는 등 말 그대로 소설같은 억측을 쏟아내며 세계적인 문학반열에 오른 ‘한강’을 폄하하고 있다.
이들의 근원을 따져보면 정치적, 이념적 재단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일정 지역 즉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호남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두 사람이나 나왔다는 상대적인 열등감의 발효로 볼 수 있다.
참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한심한 좀비들이다. 문학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따 온 금메달을 부정하며, 이 메달에 침을 뱉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주 4.3이나 광주 5.18을 소재로 소설을 구성했다는 것을 두고 역사왜곡·훼손이라며 이념을 부추키며 국민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소설은 소설이다. 그 내용이 진실일 수도 있고, 가장할 수도 있고, 허위일 수도 있다. 그래서 픽션과 넌픽션이 소설의 본질이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다룬 작가의 독특한 문학성이 시대적 기존 문학성향의 파괴를 두고 평가하는 것이다. 결국 ‘한강’은 시대적 이념적 아픔으로 잉태한 4.3이나 5.18을 작가적 입장에서 재구성한 것이고, 이런 문학행태를 높이 평가하여 내린 상이다.
경기도 임태희 교육감은 작가 한강의 작품 일부를 유해작품이라며 금서로 분류하여 뭇매를 맞고 있다. 마치 군부독재 박정희·전두환 시절 금곡, 금서를 연상케하는 일이다. 하기야 이분들의 후예 정치집단이고, 이분들을 흠모하고 존경하는 사람으로서의 한계라고는 하지만 교육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문학에 정치적 이념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현대판 분서갱유가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어렵게 되었다.
이름도, 존재감도 없었던 사람들조차 소설가를 자처하며 자국의 역사적 경사에 축하는 해 주지 못할망정 물어뜯는 야만적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다.
어떤 이는 “중국의 여성 작가가 받아야 할 상”이라며 한국의 작가 수상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또 국정농단으로 복역 중에 있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가 ‘역사왜곡’을 주장하며 한국의 두 노벨상을 비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폄훼를 J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이슈화하며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일이다는 사설을 실어 논란 자체를 불식시켜야 올바른 언론이 아니겠는가?
202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타자 그때도 보수층과 일부 특정지역 사람들은 “돈을 퍼 주고 상을 받았다”는 루머를 퍼뜨리며 국론을 분열시켰다. 이번 노벨문학상도 마찬가지다.
특정 지역 사람들은 한국 유대인인가요? 그들이 지향하는 이념에 부합이 되거나, 그 들의 지역 뿌리나 연고자가 수상을 하면 그 수상은 수상이 옳다는 말인가? 그들이 정권을 잡으면 바른 정권이고, 다른 지역, 다른 정권은 모두가 그르다는 의식이 지금 대한민국을 양분화 시키고 있다.
어쩌면 대한민국을, 한민족을 하나로 엮어나가는 일에 가장 큰 암적 존재가 바로 당신은 아닌지 묻고 싶다.
필자는 문화·예술·스포츠에 왜 이념의 잣대로 정치가 개입하는지, 국대급 경축에 왜 이념과 지역으로 나누어 폄훼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