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린 반쪽만 알고 있었다…'헬렌 켈러'
제4의 대전환·현명한 이타주의자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헬렌 켈러 = 맥스 월리스 지음. 장상미 번역
여섯 살 청각장애 소녀 헬렌 켈러는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고, 온갖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장애를 극복하고야 말았다. 위인전집이라면 반드시 실리는 헬렌 켈러 이야기다. 위인전은 대부분 거기서 끝난다. 장애를 극복한 천재 소녀의 이야기는 여러 극영화와 동화 등 다양한 곳에서 상영되거나 읽히며 많은 어린이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이야기일 뿐이다.
헬렌 켈러는 투사였다. 매카시즘의 광풍이 미국에 몰아칠 때, 그는 빨갱이 몰이에 공개적으로 맞섰다. 이뿐만 아니다. 여성에 대한 억압, 노동 착취, 나치 독일의 범죄, 비인간적인 인종 차별 등 각종 부조리에 항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적처럼 다가온 선생님 덕에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 "감동적인" 여섯 살 청각장애 소녀 이야기만을 보고, 듣고 싶어 했다.
캐나다의 역사가이자 인권운동가·영화감독인 맥스 월리스가 쓴 '헬렌 켈러'는 켈러의 열정적인 사회 정치적 삶의 풍모를 복원한 평전이다. 켈러의 사고와 활동을 이해하기 위해 각종 자료와 도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비밀 문건, 인터뷰 등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그의 삶을 조명했다.
저자에 따르면 켈러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고발하고 빈자와 약자 편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애 내내 투쟁한 "사회주의 선동가"였다. 책은 기존의 따뜻한 성자 이미지보다는 전투적 사회주의자로서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아울러 마크 트웨인, 찰리 채플린, 데일 카네기, 엠마 골드먼, 루스벨트 대통령 부부 등 수많은 유명 인사와의 교류를 면밀히 관찰하며 켈러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도 살펴본다.
아르테. 592쪽.
▲ 제4의 대전환 = 닐 하우 지음. 박여진 옮김.
역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역사는 계절처럼 순환한다.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고조기-각성기-해체기-위기'로 이어진다. 사계절이 끝나는 데는 1년이 걸리지만 역사의 한 주기가 끝나는 데는 80~100년이 걸린다.
저자는 지금이 네 번째 전환기인 위기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현재의 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 시기와 비슷하다고 진단한다.
그 당시 세계는 엄청난 경제적 불황과 실업률을 야기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산업과 기술이 태동하며 경제회복의 기회를 만들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여러 혼란이 야기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주기 변화가 일으키는 "두려움에 압도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언뜻 보면 이 깊은 패턴들은 암울하고 용납할 수 없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깊이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즉, 이 패턴들이 우리를 바로잡고 회복시켜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768쪽.
▲ 현명한 이타주의자 = 슈테판 클라인 지음. 장혜경 옮김.
착한 사람은 늘 당하고, 피해만 볼까.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자신의 행복만 생각하는 사람보다 더 만족하고 더 성공하며 심지어 더 건강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저자는 뇌과학, 경제학, 사회심리학 등에서 진행된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현명한 이타주의'를 지향하며 살 수 있을지를 설명한다.
"작고 사소한 친절이라도 좋으니, 누군가에게 당신의 친절을 시험해보라. 돌아오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페이지2북스.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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