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죽어도 죽지 않는다"…민영환이 남긴 유서, 등록문화재 된다
  • 편집국
  • 등록 2024-04-11 09:25:42

기사수정

"죽어도 죽지 않는다"…민영환이 남긴 유서, 등록문화재 된다


문화재청, '민영환 유서(명함)'·'거문도 근대역사문화공간' 등록 예고


일제에 죽음으로 항거하며 남긴 외침…"사료·문화유산으로서 가치 커"


'민영환 유서(명함)''민영환 유서(명함)'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일제의 침략에 죽음으로 항거한 민영환(1861∼1905)의 유서가 국가등록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민영환 유서(명함)'. '여수 거문도 근대역사문화공간' 등 2건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11일 예고했다.


'민영환 유서(명함)'는 일제가 대한제국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이 체결된 직후인 1905년 11월 30일 민영환이 자결하면서 남긴 마지막 흔적이다.


당시 그는 국민과 서울에 머무르던 외국 사절, 황제에게 올리는 유서를 작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민영환 유서(명함)' 앞면'민영환 유서(명함)' 앞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서가 적힌 명함은 그가 생전 쓴 것으로 보이며 가로 6㎝, 세로 9.2㎝ 크기다.


앞면에는 '육군 부장 정일품 대훈위 민영환'(陸軍副將正一品大勳位 閔泳煥)이라 쓰여 있고, 뒷면에는 'Min Young Hwan'이라는 영문 이름표기와 '민영환'이라는 한글 표기가 적혀 있다.


그는 명함의 앞·뒤면 여백을 활용해 한문으로 된 유서를 연필로 빼곡히 적어두었다.


'결고(訣告) 아 대한제국 이천만 동포'라는 문장이 담긴 유서에는 2천만 동포를 향해 '죽어도 죽지 않는다(死而不死)'고 외치며 자유와 독립을 회복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민영환 유서(명함)' 뒷면'민영환 유서(명함)' 뒷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포 형제들은 천만 배나 마음과 기운을 더해 지기(志氣·의지와 기개를 아울러 이르는 말)를 굳게 하고, 학문에 힘쓰며, 한마음으로 서로 돕고 힘을 모아 우리의 자유 독립을 회복하라." (유서 번역문)


명함은 유족이 봉투에 넣은 채로 보관하다 1958년 고려대 박물관에 기증했다.


문화재청은 "자결 순국한 충정(忠正·민영환의 시호)공의 정신을 후세에 알릴 수 있는 뛰어난 사료이자 문화유산으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보존·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매일신보 1905년 12월 1일 3면대한매일신보 1905년 12월 1일 3면 민영환이 자결하기 직전 남긴 유서를 실은 기사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함께 등록 예고된 '여수 거문도 근대역사문화공간'은 근현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1885년 영국군이 거문도를 불법 점령했던 사건 이후 시기별 항만시설, 군사시설, 수산업 관련 시설 흔적이 남아 있으며, 어촌 마을의 근대 생활사도 살펴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국 상하이(上海)와 거문도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흔적이 남아 있는 거문도 해저 통신시설, 해방 이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역사를 보여주는 삼산면 의사당 건물 등은 연구 가치가 크다.


여수 거문도 근대역사문화공간 내항여수 거문도 근대역사문화공간 내항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근현대 시기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다양한 근대 문화유산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어 면 단위로 보존·활용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확정할 계획이다.


국가등록문화재는 국보, 보물 등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유산 가운데 건설ㆍ제작ㆍ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났으며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산을 뜻한다.


올해 5월 17일부터 '국가유산' 체제로 바뀌면서 국가등록문화재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명칭이 변경될 예정이다.


여수 거문도 해저통신시설여수 거문도 해저통신시설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끝)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논산 취암 11통 공운 주변 덮친 살인적 악취..주범 공주서 들여온 비발효 축분? 연 사흘을 두고 코를 들수 없는  살인적 악취가 엄습한  논산 공설운동장  인근 취암  11통  일원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주범은  공주지역에서  들여온  비발효  축분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논산시의회  서승...
  2. 인생 2막 논산일반산업단지 김명환 관리소장 종덕수복[種德收福]...빙긋 논산시  성동면 에 위치한  논산일반산업단지  김명환  [金明煥] 관라소장.  논산시청  사무관으로  봉직한뒤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끝내고    멋스런  선비의  풍류를  즐기는가 싶더니    지난해  하반기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다시  공인 [?] 의  뜰...
  3. 오늘부터 신분증 없이 병원가면 ‘진료비 폭탄’20일부터 전국 요양기관서 시행 오늘부터 신분증 없이 병원가면 ‘진료비 폭탄’20일부터 병·의원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를 받을 때는 신분증을 지참하거나 인증서 등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해야 한다.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의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이 20일부터 전국 요양기관에서 시행된다고 19일 밝혔다.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내원객들이 ...
  4. 佛紀2568年 논산 조계종 관촉사 봉축 법요식 , 혜광[慧光]주지 스님 " 온누리에 자비를 .."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날인  5월 15일  오전 10시  국보  석조미륵보살 입상을  모신  논산 조계종  관촉사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는  법요식이 거행됐다.  논산 지역의 대표적인  사찰인  관촉사의  봉축 법요식에는  백성현  논산시장  , 황명선  국회의원  ...
  5. 계룡시, 계룡경찰서 청사 건축허가 최종 승인 계룡시, 계룡경찰서 청사 건축허가 최종 승인- 부지면적 1만 2949㎡, 연면적 6385㎡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경찰서 개서에 따라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여건 기대계룡시(시장 이응우)는 ‘계룡경찰서’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계룡경찰서 신축 청사는 계룡시 금암동 9번지에 부지면적 1만 2949㎡, 연면적 638...
  6. 추돌사고로 불타는 승합차 추돌사고로 불타는 승합차 (서울=연합뉴스) 1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주휴게소 인근에서 발생한 추돌 사고로 카니발 승합차가 불타고 있다. 2024.5.1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끝)
  7. 논산 채운면 삼거리 강경천서 고교생 A모군 [17] 익사 사고 발생 논산  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6시 무렵 논산시 강경읍과  채운면 삼거리  경계인  강경천에서 관내 고등학생  모 (17)군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서는 이날 오후 5시 50분경 관내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ㅂ[17] 군과 B(17) 군 두사람이  장난으로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중에  발생했던 것으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