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대표 설 연휴가 막 끝난 23일 70 중반의 노인이 강경의 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단아한 체구의 이노인은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저 지난해 평생을 함께해온 아내가 지병으로 세상을 뜬 뒤 아들딸 삼남매로 부터 당해온 설움을 토로해 내면서 앞으로 살날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마음이라도 편히 살고 싶다며 절규 했다.
한마디로 자식들이 무섭다는 이야기다.
이 노인은 평생을 사별한 아내와 함께 조그마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그러는 과정속에서 아이들에게 변변한 옷한벌 제대로 사주지 못한 회한을 가슴에 묻어 가면서 자그마한 건물도 한채 마련하고, 여기저기 땅마지기도 마련한 터여서 이제 먹고사는 걱정은 안해도 될만하다고 했다.
삼남매가 잘 성장해서 큰 아이가 공직에 몸담는 등 다들 제 나름대로 가정을 이루고 이제 아내와 둘이 고생스러웠던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도란도란 잘 살고 싶었는데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버려 마음도 몸도 가누기 힘든 힘든 상황이라고도 했다.
그러던 중 세아이들에게 저들 몫으로 여기저기 갖고 있던 토지 전답 등을 각각 2억여원 상당씩 재산을 물려주고 현재 자신이 살면서 운영하는 점포가 들어 있는 건물은 자신의 사후 아이들이 알어서 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노후를 추스릴 생각이었단다.
한동안은 삼남매가 홀로된 아비를 가끔 씩 찾아와 위로도 해주곤 했었는데 어느날 갑지기 삼남매의 명의로 아비에 대한 부양의무 포기 및 상속 포기 각서라는 문건이 우편으로 날아들더니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 및 재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했다는 기가막힌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말인 즉 자신이 평소 교유하던 한 여성과의 금전 거래 및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문제삼아 아비를 정상인이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자신의 재산형성 과정에서도 죽은 아내의 기여도가 큰만큼 자식들이 물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었다.
이 노인은 또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그동안 큰 아들과 딸 며느리 등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통장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자신의 동의 없이 2천오백만원 등을 인출해 가는 등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재산을 가로채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생각 되니 이제는 자식들이 무슨짓을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마음이라고 술회 했다.
그는 이번 설날 , 그래도 혹시나 아이들이 제 어머니 제사에는 참여 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기다리는 맘이 들기도 했지만 끝내 아무도 찾지않아 홀로 아내의 제사를 치러야하는 등 참담한 심정을 가누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노인은 자신도 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깝게 지내는 이웃들이 적지 않고 그런 이웃들과 서로 어려울때 돕고 사는 인정적 교류마저도 색안경을 쓰고 보면서 재산만을 탐내는 자식들을 생각하면 허망한 생각만 든다면서 회한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이제 자신이 홀로 살면서 병이라도 들면 어쩌나 하는 외로움 .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서라면 자식들이 자신에게 무슨짓을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면서 극도의 공포감을 이겨내고 더이상 참담한 꼴을 당 할 수 만은 없다는 생각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찾게 됐다고 비감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돈이란 소중한 것이 분명하다. 헐벗지 않기 위해서 필요하고 굷주리지 않기 위해서 필요하다. 생존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것이지만 헐벗거나 굶주리지 않는한 돈이 없다는 것은 약간 불편한 것에 다름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산을 탐내 홀로 돤 아비를 고발하고 형제간에 돈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적지않다. 다시 말하거니와 세상 먼지에 불과한 돈을 탐내 아비의 눈에 피눈물이 고이게 한다면 그대들의 자식들은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그 노인의 삼남매에게 묻고 싶어진다.
그대들을 키워준 부모 중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떴고 , 설령 어머니가 그 재산의 형성과정에 크게 기여했다해서 그 재산을 고스란히 아비의 수중에서 뺏고자 한다면 그대들은 정상인인가를 묻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