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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서판(身言書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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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7-02-18 13: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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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서판(身言書判)


옛날 선비들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4가지로 삼았다고 한다. 첫째 몸가짐, 둘째 말, 셋째 글, 넷째 판단력. 우리글에 “신언서판”이라고 하는 말의 내용은 그렇게 풀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의 몸에서 얼굴이 중요하긴 하지만 손, 발, 팔, 다리, 자세, 그리고 걸음걸이 등도 그 인간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사람의 얼굴이나 키는 부모가 만들어 주는 것인 줄만 알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은 일찍이 사람이란 40세가 넘으면 자기 얼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해지는데 사람이 어려서는 부모가 낳아 준 대로의 얼굴을 가지고 살게 마련이지만 나이가 들면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모양으로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얼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볼 줄 모르는 사람의 말일 뿐, 인간의 안과 밖은 한결같은 것이므로 사람을 볼 줄만 안다면 속는 일은 없으리라고 믿는다. 교양 있는 아름답고 고상한 얼굴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자세가 곧은 사람이 있고 곧지 못한 사람이 있다. 잘못된 자세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도 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라 하여도 그의 걸음걸이가 가볍고 되는대로 라면 그가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큰일을 하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항간에 “저 사람 제대로 제 걸음이나 하나”라는 말이 있는데 곧은 자세로 당당하게 걸어가는 사람은 바라보기만 해도 믿음직스럽지만 잘못된 자세로 허둥지둥 걷거나 촐랑이처럼 걷는 사람을 보면 그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우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 자체 때문에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몇 사람이라도 모여서 회의를 하거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게 되는 경우 처음부터 제 말만 옳다고 내세우는 사람은 아무 의견이 없는 사람이거나 설사 어떤 뚜렷한 의견을 갖고 있다 하여도 그런 모임에서 그의 의견이 채택되기는 어렵다. 대개의 경우 남들이 다 말하기를 기다렸다가 나중에 한마디 하는 사람이 승리하게 마련이다. 옛 선비 중에도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고 탄식한 이가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이 이토록 시끄러운 까닭은 저 마다 안 해도 될 말을 자꾸만 하기 때문이다. 루소라는 철학자는 어린아이에게 먼저 똑바로 가르쳐야 할 것은 말을 분명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그의 유명한 저서 <에밀>에서 밝힌 바 있다. 수준 높은 말을 명확하게 할 줄 아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요새 젊은이들은 생각할 줄 모르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지 못하거나 글 쓰는 재능을 가꾸어주지 못하면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OX니 사지선다형이니 하는 따위의 출제경향이 잘못되었다하여 근년에 와서는 대학입시에 반드시 논술이 끼어 넣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생의 많은 일들이 OX로 해결되지 않고 3,4개 중에서 하나를 골라잡아 제대로 되기도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의 교육은 더욱 더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그 생각을 글에 담아 다른 사람들과의 의견교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믿는다.

글씨 공부를 하는 시림들은 요새 거의 없지만 손끝으로 자판기를 이용하여 찍어서만 문장을 만들지 말고 개성이 두렷한 자지 자신의 글씨체를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고 믿는다.

신언서(身言書)가 어느 수준에 간사람 만이 건실한 판단력을 가질 수 있다. 올바른 판단은 올바른 행동의 바탕이다. 중요한 자리에 앉은 한 사람의 판단이 잘못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게 되는가. 바라 건데 한국의 교육이 옛날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조상이 물려준 귀중한 것들을 소홀히 여기지는 말고 떳떳한 몸가짐, 올바른 말, 분명한 글, 그리고 훌륭한 판단력을 지니는 젊은이들을 길러내야 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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