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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시대, 산성 보다 규모가 작은 보루(소부대 관측소 내지 진지)가 있던 국사봉 정상에는 인근 주민들이 세운 8각정이 황산벌을 내려다보며 계백장군과 5천 결사대의 원혼을 달래주고 있다.
그 산자락의 풍광 좋은 곳에 위치한 한민학교(주민들은 ‘한민대학’이라 칭함, 이하 한민대)가 오는 8월말 폐교를 앞두고 정적에 휩싸여 있다.
작년 5월 교육부 감사에서 ① 수익용 재산처분 부당 ② 교원 채용 부당 ③ 미인가 학습장 운영 ④ 출석 미달자 학점 부여 ⑤ 학점 미달자 학위 수여 등 22건을 지적받았으나 2건을 제외하고는 해결 불능이었다.
결국 학교법인 <한민족학원>은 지난 4월에 4년제 대학학력 인정기관(각종학교)인 한민대의 폐지를 신청하였고, 교육부는 이를 인가하였다.
또한 총장 해임, 교직원 징계, 졸업생 504명에 대한 학점ㆍ학위 취소, 재적생 249명에 대한 대전·충남지역 내 대학으로 특별 편·입학을 허용하는 등의 처분도 내려졌다.
비리 내용 중에는 재학생 충원율(감사 당시에는 16.7%)이 학교 운영이 불가할 정도로 떨어지자 서울·광주·대구·전주·천안 등 5곳에 분교 개념의 불법 학습관을 운영하며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없는 여건에서 학위·학점 장사를 하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학교법인 <한민족학원>은 한민대가 폐지될 경우 세계 선교의 거점화라는 당초 설립목적이 불가능하므로, 법인 산하의 2년제 평생교육기관인 <세계사이버대학>을 '고등교육법'에 의한 4년제 사이버대학으로 전환시켜, 현 한민대 위치로 이전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은 주민들에게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문화를 창달함은 물론 산학협력 사업으로 지역경제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역내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지역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큰 성과를 내는 법인데 한민대의 경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본인은 대기업 연수원이나 연구소가 들어서거나 전국 최고의 4계절 청소년 수련원이 들어오기를 기대하지만,
경기도 광주에 있는 세계사이버대학이 교직원 50명과 함께 내려올 모양인데 이 또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는가?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혁신적인 방안 찾기를 희망한다.
객원기자 전낙운(훈련병면회부활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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