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공무원이다, 일주일 쯤 됐을까... 밤늦은 새벽 2시가까이 막 잠들어 곤한 잠을 자고 있는터에 휴대폰 벨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근무 시간은 아니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받지 않을 수가 없다.
" 저 ㅇㅇㅇ니다, 밤늦게 죄송하지만 도움이 필요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지역출신 시의원의 목소리였고 꽤나 다급해 보였다.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 그가 기다리는 연무읍 옛 국군병원 자리로 달려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전봇대 하나가 넘어져 있고 전화를 걸어온 그 시의원은 도로에 넘어져 볼성사나운 모습으로 누워버린 전봇대 곁에서 오가는 차량들을 수 신호로 우회하도록 유도 하고 있었다.
사연을 듣고 보니 늦게 귀가하던 이 시의원이 근방을 지나는데 승용차 한대가 느닺없이 전봇대를 들이 받고는 줄행랑을 놨고 . 자동차와 부딪친 충격으로 넘어진 전봇대가 자칫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어 염치 없이 전화를 했다는 것이 었다.
생각해보니 신고만 하고 그냥 놔둬도 처리 될 일인 것을 신고에 이어 주민들이 혹여라도 사고를 당할 까 염려되는 마음으로 새벽녁인 시간에 두어시간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그 성의가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훌륭한 공인의 모습으로 비쳐졌다.
한전에 연락 해서 부랴부랴 넘어진 전봇대를 치우고 난 뒤 " 이이구 정말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며 자리를 뜨는 그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괜시리 잠을 밑졌다는 생각은 어느새 뇌리를 떠났다.
별것 아닌 일 일 수도 있겠으나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시의원이 곁에 있다는것은 기분좋은 일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