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온통 꿈틀거린다. 새돋는 신록이 어미의 몸을 찢어 고고의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의 큰 울음이듯 갖가지 색깔의 잎들로 만산을 수놓는다. 홀로 오르는 산 숲이 외롭지 않다. 지난겨울 앙상한 가지 스산한 풍정이 빚어내던 음울함은 그 어디에도 없다. 찬란한 생명의 약동이 새삼 삶도 죽음도 큰 우리안에 하나임을 깨닫게 한다. 계백대장군이 옛시절 포효하던 황산벌. 그리고 황산성터 오르는길... "쏴아..." 산등성이를 휘돌아 오르는 숲소리에서 백제의 기걸찬 숨결을 다시느낀다.. 어디쯤 화랑 관창의 고혼이 깃들었는가?
계백[階伯]과 관창[官昌]의 나뉘어진 꿈은 무었이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목숨을 초개같이 던지는 의기를 불어 넣었을까? 계관[階官]의 함성이듯 순백의 정결함으로 피어오르는 아기새순들..그 숲속에서 만난 어린 다람쥐 흠칫 놀란 눈망울 .그 아비에 그할아비에..도도한 역사의 숨결을 느낀다. [4월 24일 오후 연산면 관동리 황산성터를 오르다]충남인뉴스 /굿모닝논산 대표 김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