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는 맛있기는 한데 살점이 너무 없고, 뼈를 발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그래서 먹자니 먹을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그런 상태나 처지를 비유합니다.
이 계륵의 유래는 삼국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서촉을 차지하자 놀란 조조가 한중의 장로를 치기위해 서정(西征)에 나섭니다.
한중을 차지하여 유비의 세력을 견제하고자 원정길에 나서죠.
장로를 굴복시키고 한중을 차지하는 순간 모사(謨士) 순욱이
'지금 서촉이 불안정하니 이 기회에 서촉의 유비를 치는 것이 좋겠다'는 간언을 합니다.
그러나 그 말을 무시하고, 다시 허도로 돌아가 버립니다.
한편 서촉의 유비는 서촉을 안정시키고 이내 한중을 넘봅니다.
제갈량을 통해 황충과 엄안. 두 노장을 선봉으로 출전시켜 하후연을 죽이고, 조조측 장수인 장합은 고전을 합니다.
그제서야 위기를 느낀 조조가 한중으로 출전을 하죠.
그러나 황충을 비롯한 조자룡 등의 용맹한 장수들과 제갈량의 전략 덕분에 유비군은 조조군을 연전연패로 몰아넣습니다.
그러 던 어느 날, 막사에서 조조는 자꾸 지는 전쟁에 지쳐 우울한 데다가 비까지 내려 심각해진 가운데 저녁을 먹습니다.
닭죽이 저녁으로 나왔는데요.
그 때 하후돈이 군호(군대에서 자기편인지 식별하기 위한 암호)를 뭘로 할 지 묻습니다.
닭죽에 있던 닭갈비를 보며 자신의 처지가 딱 계륵같다는 생각을 하던 조조가 아무 생각없이 '계륵[鷄勒]이라고 말합니다.
하후돈은 이상한 군호라 여기지만 이내 전군에게 군호를 알리러 갑니다.
행군사마(군대의 행군을 담당하던 직위)였던 양수가 이 군호를 듣고 갑자기 짐을 싸기 시작하는 것 입니다.
하후돈이 놀라 왜 짐을 싸냐고 묻자, 양수는 "계륵이라 함은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을 말하는 데
지금 전쟁이 그 상황이다. 승상께서 바로 퇴군을 명하실 터이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 낫겠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자 하후돈도 듣고보니 그럴 듯해 자기군대도 짐을 싸기 시작합니다.
마침 저녁을 먹고 기분전환도 할 겸 영내 순찰에 나선 조조는 하후돈 진영에서 소란이 일자 하후돈을 불러 연유를 묻습니다.
하후돈은 양수얘기를 하며 미리 짐을 싸는 중이다 라고 하자 조조는 불같이 화를 내며 양수를 참하고 다시 전쟁에 나섭니다.
그러나 역시 큰 패배를 당하고 퇴각길에 오르죠.
그러면서 양수를 참한 것을 후회하고 양지바른 곳에 잘 묻고 사당을 세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