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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앞에서 / 안희선 詩 ※○
- 초라한 곳에서 충동질 하는 아픈 희망, 그것이 비록 겨자씨만한 행복이 될지라도 무책임한 불행보다는 낫다 -
지난 해, 나를 감싸고 돌던 시간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차갑기만 한 세상에서 모처럼, 따뜻한 기분이 드는 이 시간은 또 어디서 온 것일까
한 해가 떠날 준비에 세월마저 고개를 수그리는 지금은, 원래 제 자리에 있던 시간일까
어둡고 추운 통로 저 끝에, 여린 심장처럼 가늘게 흔들리는 햇살은 새 꿈이 싹트는 시간의 경련일까
동토(凍土)의 모서리에서, 깨끗한 침묵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한 해는 행복의 시간일까, 불행의 시간일까
신(神)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데, 무책임했던 나에게 이처럼 은혜로 허락되는 시간은 또 어떤 나를 기다리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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