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킴이

작성일 : 07-02-02 23:33
걷고 또 걸어라!
글쓴이 : 지킴이
조회수 조회 : 5,200

걷고 또 걸어라 | 건강 상식

 

                  






《‘하늘은 마침 푸르고도 넓어라/오늘은 산책하기에 좋은 날/

   흰 구름 바라만 봐도 배부르고/거닐면서 읊조리니 노래가 되네!’


   <박제가(1750∼1805) ‘집에 머물면서’> 》

 



그렇다. 머리에 쥐가 날 때면 발을 움직여야 한다. 지끈지끈 머릿속이 쑤시기 시작할 땐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기’가 으뜸이다. 누렁이 앞세우고 겨울 논두렁길을 걸어보라. 빈들에 나가보라. 구부정한 논둑길은 ‘아버지의 어깨’처럼 편안하다.  모든 걸 내줘버린 들판은 허허롭다. 알곡을 털어낸 볏짚들도 넉장거리로 누워 있다.

 

새들은 그 지푸라기 사이를 헤집으며 낟알을 찾는다. 해 질 녘 아이 손잡고 동네 골목길 한번 어슬렁거려 보라. 가슴에 강 같은 평화가 물밀듯이 밀려온다. 골목마다 구수한 된장국에 매콤한 찌개 냄새. 여기저기 개 짖는 소리. 삐이∼꺽 대문 여닫는 소리…. 사람 사는 게 다 그렇구나. 문득 ‘나는 누구인가’ ‘난 왜 늘 이 모양인가’ 하는 생각들이 다발로 피어오른다.

 


사람 몸은 원래 부드럽고 울퉁불퉁한 땅에서 잘 걷게끔 만들어졌다. 평평하고 딱딱한 곳은 안 맞는다. 아스팔트를 걸으면 몸에 충격이 온다. 잔디밭이나 흙길이 좋다. 실내에 앉아서 토론을 하면 논리가 앞선다. 걸으면 상상력이 날개를 단다.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른다. 조용하고 초록으로 둘러싸인 숲길이 좋은 이유다.

 

 서류 더미와 씨름하는 회사인간들은 일하다가 막히면 잠깐 길거리를 걷는 게 효과적이다. 보통 2시간 일하고 20분 정도 걷는 게 알맞다. 휴식시간에 커피나 음료수를 마시며 수다 떠는 것보다 낫다. 글 쓰는 사람들도 글이 막히면 메모장과 볼펜을 들고 밖으로 나가 걷는 게 효과적이다. 다리를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뇌가 활성화된다.

 

뇌로 가는 에너지 공급이 활발해지고, 뇌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진다. 스트레스 쌓일 때도 마찬가지. 약간 먼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씻은 듯이 사라진다. 부하직원을 꾸짖을 때도 함께 나란히 걸으면서 하면 당사자 화가 덜 난다. 칭찬은 안에서 하고 질책은 밖에서 해야 하는 이유다.

 


걷기는 두 발 중 한 발이 땅에 붙어 있다. 하지만, 달리기는 두 발이 모두 허공에 뜨는 순간이 있다. 걷기는 체중의 1.2∼1.5배의 충격을 주지만, 달리기는 체중의 3∼5배의 충격을 준다. 그만큼 무릎이나 허리에 부담을 준다. 걷기는 시간을 일부러 낼 필요도 없다. 고층 아파트나 회사를 오르내릴 때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경우엔 목적지보다 한두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걸으면 된다.

 

걸을 땐 ‘만보기, 심박수 측정기, 물통’이 필수. 요즘엔 속도, 시간, 거리, 칼로리 소비량까지 표시되는 만보기도 나와 있다. 걷기를 마치면 발을 높이 들어 피를 역류시키는 게 좋다. 발바닥을 문질러 주거나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주고, 발가락을 하나씩 가볍게 잡아당겨도 피로가 풀린다.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가며 5, 6회 정도족욕을 해도 효과적.

 


찬바람을 헤치고, 힘차게 나아가는 겨울철 걷기는 정신을 번쩍 나게 한다. 냉수욕하는 것 같다. 서울 남산 길, 경희궁 안쪽에서 정동을 거쳐 덕수궁 돌담으로 이어지는 길, 일산 호수공원길, 남한산성 길, 문경새재나 대관령 옛길, 동강을 따라 정선에서 영월까지 가는 길,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흙길, 섬진강 따라 걷는 구례∼하동 길…. 눈이 오는 날, 그 길 위에 서서, 아득한 소실점을 바라보면 내 삶에 소름이 돋는다.

 


걷기는 한순간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근육을 써서 ‘세상의 파도’와 맞서는 것이다. 걷다 보면 ‘아, 내가 살아 있었구나!’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세상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걷는 인간’과 ‘죽어도 안 걷는 인간’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올바른 걸음마 ‘A to Z’


마사이족 하루 3만 보… 한국인은 5,000보

 


아프리카 케냐 북부 나이로비에 사는 마사이족은 하루 평균 3만 보를 걷는다. 한국인은 잘해야 하루 5,000보 안팎.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은 3,000∼4,000보, 주부는 4,500보에 그친다. 하루에 1,000걸음조차 안 걷는 사람도 있다.

 


마사이족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맨발로 걷는다. 시선은 정면을 향한 채 리듬을 타듯 빠르게 걷는다. 무게중심이 발뒤꿈치→발 바깥쪽→새끼발가락 부근→엄지발가락 부근→엄지발가락 순으로 이동한다. 달걀이 구르듯 자연스럽고 율동적이다.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마사이족의 척추는 일자형이다.

 

현대인들이 S자로 굽은 것과는 다르다. 많이 걸음으로써 허리 근육이 강철 같기 때문이다. 그들의 평균 수명은 80∼90세나 된다. 현대인들의 걸음은 발끝과 발뒤꿈치가 거의 동시에 닫는다. 발바닥 전체를 일시에 땅에 내딛는다. 그만큼 빨리 지친다.

 


일반인들이 마사이족처럼 걷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고안된 게 MBT(Masai Barefoot Technology) 워킹신발. 이 신발은 무게중심이 뒤쪽에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뒤꿈치부터 땅에 닿게 된다. 20여 개국에서 300만 켤레나 팔렸다. 이 신발을 개발한 스위스인 카를 뮐러 씨는 “1986년 허리와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발이 푹푹 빠지는 한국의 논두렁을 걷다 보니 씻은 듯이 나았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고, 마사이족의 걸음걸이를 접목해 이 신발을 내놓게 됐다”고 말한다.

 


걸을 땐 1초에 두 걸음씩, 일정한 리듬으로 걸어야 한다. 호흡은 일단 ‘내쉬는 것’이 먼저다. 허파에서 이산화탄소를 바닥까지 내뱉어야 산소를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 숨을 길게 다 내쉬면 산소는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날숨이 들숨보다 2배 정도 길게 느껴지도록 하면 폐활량이 커진다. 즉 2보 걸을 동안 계속 숨을 내쉬고, 다음 1보를 걸을 동안 숨을 들이쉬면 된다.

 

들숨 날숨은 입으로 하거나. 코로 하거나 별로 관계없다. 개인에 따라 리듬감 있게 하면 된다. 걸음걸이는 보통 여덟 살 이전에 완성된다. 한번 습관이 들면 고치기 어렵다. 걸을 땐 억지로 일정한 틀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몸에 편안한 자세가 좋다. 하지만 최소한 지켜야 할 걷기 자세가 있다.

 


첫째, 몸을 똑바로 세워야 한다. 목-가슴-배-허리를 똑바로 세운 채 걸어야 한다. 정수리를 누가 위에서

잡아당긴다고 생각하면서 걸으면 목덜미와 등줄기가 쭉 펴진다. 시선은 전방 20∼30m 앞을 봐야 한다.


둘째, 양 어깨를 이은 선이 수평이 되도록 걸어야 한다. 양 어깨가 좌우로 흔들려도 안 된다.

 


셋째, 허리는 위아래로 흔들리지 않도록 일정한 높이를 유지한 채 걸어야 한다.


넷째, 양팔은 진행 방향으로 똑바로 흔들고,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굽힌다.

 


다섯째, 앞다리는 곧게 뻗어 발끝을 위로 향하게 걷고, 뒷다리는 발끝으로 지면을 차듯 걷는다.


여섯째,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90∼100cm 정도를 뺀 길이면 된다. 너무 크게 벌리는 것보다는 좁은 보

폭으로 빠르게 걷는 게 좋다. 발뒤꿈치가 땅에 먼저 닿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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