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연가 / (宵火)고은영
가을을 꿈꾸어 속만 타다가 남은 가슴
방울방울 흐르는 이슬에
얼굴 씻어 말갛게 청초해지면
더 높은 푸른 하늘을 바라기
산들거리는 다홍 빛 꽃잎마다
이름 없는 길섶
가을이 다 가도록
그리워 그리워 눈물짓기
열린 미소 우주를 안고
여윈 목 더욱 길어지면
부스스 바람 따라 흐르는 어깨
목놓아 처연한 사랑노래 부르기
계절과 더불어 흔적 없이
스러지는 아름다운 소명 아래
그저 소리없이 가을에 젖어
침묵에 떠는 실낱같이 여린 몸통에
원망 없이 신비한 꽃불 놓기
200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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